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올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금융안정과 발전, 경제성장의 조화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행, 금융감독원과 ‘원팀(One-Team)’ 정신으로 유기적으로 공조하겠다고 강조했다.
고 위원장은 1일 신년사를 통해 “금융 분야는 한층 더 다양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금융위원회는 제반 여건을 감안해 금융안정, 금융발전, 경제성장의 세 가지 과업이 조화를 이루는 초석을 마련하고, 포용금융 기조를 확산시키는 데 주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먼저 고 위원장은 물샐틈없는 금융안정 체계를 유지하겠다고 내세웠다.
그는 “금융안정이 흔들린다면, 경제회복, 금융발전도 어려워질 수 있다”며 “무엇보다도,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지목되는 가계부채의 관리강화를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총량관리’에 기반을 두되, ‘시스템관리’를 강화하면서 가계부채 증가세를 4~5%대로 정상화하겠다”며 “분할상환·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높이는 한편, 서민·취약계층에 대한 보호조치도 병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고 위원장은 금융역동성을 높이고 금융발전을 유도할 방침이다. 그는 “금융산업 지형 변화, 융합 확산으로 타산업과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며 “지금까지 익숙한 규제 틀에서 벗어나 혁신·경쟁을 촉진하도록 규제체계를 쇄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고 위원장은 금융업권별 오래된 제도를 정비하고 디지털 전환 가속화, 금융 플랫폼 구축 지원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또한, 고 위원장은 실물지원 강화를 통해 경제성장을 견인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그는 “2022년도에 200조 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공급할 계획”이라며 “뉴딜펀드를 안정적으로 지속 조성하고 뉴딜분야 정책금융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고 위원장은 10조 원 규모의 정책서민금융을 공급하는 등 포용금융을 확산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특히 고 위원장은 이 같은 정책을 추진하면서 △일말의 흐트러짐 없이 금융안정을 유지하고 △정책 추진 과정에서 균형감을 잃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국내외 시장동향을 주시하면서 최악의 상황에 대비(prepare for the worst)하겠다”며 “대내외 충격에 취약한 경로를 점검하고, 비상대응조치도 준비해 두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은, 금감원 등 유관기관과 함께 협업체계를 한층 더 공고히 하겠다”면서 “전시(戰時)임에도 개별기관의 이익을 앞세우거나 소모적인 갈등·논쟁으로 정책공조를 저해하지 않도록 유의하겠다”고 강조했다.
고 위원장은 이어 “상충될 수 있는 정책목표간 조화와 균형을 도모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균형감각이 결여된 제도, 기득권에 안주하는 규제 하에서는 다가온 기회를 놓칠 수 있고 역사의 흐름까지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고 위원장은 “코로나 이후의 경제·금융질서는 코로나 이전과는 판이하게 다를 것”이라며 “위기를 온전히 극복해 나가면서 당면한 도전요인들을 혁신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