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차세대 모바일 AP(애플케이션 프로세서) '엑시노스 2200'이 내달 11일 공개된다. 비메모리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엑시노스 2200이 AP 시장에서 주도력을 강화할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30일(현지 시간) 공식 엑시노스 트위터 계정을 통해 “게임 시장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RDNA 2를 기반으로 한 신형 엑시노스에 주목해달라(The gaming marketplace is about to get serious. Stay tuned for the next Exynos with the new GPU born from RDNA 2)”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1월 11일’이라는 날짜와 '플레이 타임 이즈 오버'(PlaytimeIsOver)라는 해시태그(#)도 덧붙였다.
신형 엑시노스가 AMD의 RDNA2 GPU를 탑재할 제품이라고 강조한 것과 동시에, 게임에 특화된 콘솔 GPU를 모바일에 도입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엑시노스 2200은 퀄컴의 스냅드래곤8 1세대와 함께 내년 2월 출시되는 갤럭시S22에 들어갈 제품이다. 북미, 중국, 인도에서 출시되는 기기에는 스냅드래곤, 유럽과 한국 출시 기기엔 엑시노스 2200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GPU 성능 개선은 엑시노 시리즈의 시장 주도력을 높일 수 있는 핵심 요소다. 그간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이 만든 GPU 말리는 그간 엑시노스의 약점으로 꼽혀왔다. 경쟁 제품인 퀄컴 아드레노보다 성능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지속해서 나왔다.
IT팁스터(정보유출자) 아메드 콰이더(Ahmed Qwaider)에 따르면 엑시노스 2200은 전작(엑시노스 2100) 대비 CPU(중앙처리장치) 성능은 5% 향상되고 GPU(그래픽처리장치) 성능은 17% 높아졌다. 특히 3차원(D) 모바일 게임과 3D 앱 지원 부분에 있어 개선된 성능이 기대된다.
많은 기대를 받았던 엑시노스 2100이 성능과 발열 문제가 불거지며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은 터라, 신제품 성적은 향후 엑시노스 시리즈의 향방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전망이다.
전 세계 AP 시장에서 점유율 반등도 필요한 상황이다. 2019년까지만 해도 삼성은 AP 시장에서 15% 언저리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지난해부터 점유율이 10% 안팎으로 쪼그라들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글로벌 AP 시장 점유율은 5% 수준으로, 점유율이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10월 중저가용 AP를 만들던 대만 미디어텍이 TSMC의 4나노 공정을 세계 최초로 적용한 주력 스마트폰용 모바일 AP ‘디멘시티 9000(Dimensity 9000)’을 공개하며 프리미엄 AP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1위 주자인 퀄컴도 스냅드래곤8 1세대를 내놨고, 애플의 차세대 AP ‘A16 바이오닉’도 출시가 예정돼 있다. 경쟁사들의 행보가 빨라진 만큼 유의미한 반등 계기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