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강수경 수산과학원 박사 "지속 가능한 수산식량 제공, 시급히 해결할 과제"

입력 2021-12-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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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경 국립수산과학원 박사(수산자원연구센터장) (강수경 박사)
▲강수경 국립수산과학원 박사(수산자원연구센터장) (강수경 박사)

"기후변화에 따른 수산자원의 분포 및 자원량 연구를 통해 ‘지속 가능한 수산식량 제공’ 분야에 기여하고 싶어요."

강수경 국립수산과학원 박사(수산자원연구센터장)는 29일 이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북태평양해양과학기구(PICES) 과학평의회 의장으로 선출된 소감을 이같이 전했다. 강 박사는 지난달 3일 PICES 집행이사회에서 기구의 학술·연구 활동을 총괄하는 과학평의회 의장으로 최종 선출됐다. PICES는 북태평양에서 해양 연구를 촉진하기 위해 1992년 설립된 정부 간 기구로, 한국·미국·일본·중국·캐나다·러시아 등 6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5년에 회원국으로 가입해 생태계, 기후변화, 수산 등 30여 개 전문가 그룹에서 활동하고 있다.

강 박사는 기후변화가 수산자원 분포와 자원량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온 전문가다. 그는 1999년부터 PICES에서 활동했고 2016년부터는 기후변화와 인간 활동이 북태평양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과학 프로그램의 의장으로 활동하며 회원국 간 연구 협력을 주도해 왔다.

UN은 2030년까지 인류사회 번영의 위협적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총 17개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설정했고 해양수산자원 문제를 SDG-14에 포함했다. 강 박사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실행되는 '해양과학 10년'에서 국제사회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해양환경 관련 10대 도전과제를 제시했는데 이중 '지속 가능한 수산식량 제공' 분야를 연구할 계획이다. 그는 "국민, 정책입안자와의 소통을 통해 ‘바다에 대한 인식과 행동의 대전환’ 분야에도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강 박사는 국립부경대에서 해양생물을 전공했다. 그는 "어릴 때 부모님이 사준 내셔널지오그래픽 전집이 해양생물에 관심을 끌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전집 속에 있는 형형색색의 물고기와 상어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부산이 고향이라 성장기에 다른 지역 사람보다는 수산물을 접할 기회가 많았던 것도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부분 생선을 좋아한다는 강 박사는 직업병으로 식당에서 생산이 나오면 이 생선이 금지체장 이하인가 아닌가, 금어기는 아닌가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며 웃었다.

강 박사는 부경대 대학원생 시절 북태평양 연어 관련한 논문으로 최고 논문상을 받았다. 지금은 노르웨이산 대서양 연어를 수입해서 먹고 있지만 사실 연어는 조선 시대에는 친숙한 생선이었다. 그는 "우리나라는 냉수성어류인 연어가 분포하는 남방한계"라며 "기후변화에 따라 산란장 및 서식지의 수온이 상승하게 되면 어린 연어의 생존율도 낮아지고, 서식지도 점점 북상하거나 깊은 곳으로 이동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기후변화로 우리 주변에서 연어가 사라진 셈이다.

강 박사는 기후변화에 더해 해양 쓰레기의 심각성도 강조했다. 그는 "육지에서 해양으로 흘러들었거나 해양에서 바로 투기돼 침적된 여러 가지 쓰레기들은 해양생물의 산란 및 서식공간을 침해하고 장기적으로 해양환경을 악화시켜 수산생태계의 변화를 유발하고 어획 활동을 방해해 어획량의 변동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최근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해양 쓰레기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보고되는 해양 쓰레기는 바다에 유실, 투기된 어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으므로 생분해성 어구 개발 및 보급, 어업인을 포함한 대국민 쓰레기 저감 캠페인 등 해양 쓰레기 감소를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우리나라에서의 기후변화 대응정책은 육상 중심적이어서 해양의 이산화탄소 포집 능력이나, 저감효과에 대한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며 "기후변화에 대한 해양의 역할과 중요성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정부, 시민, 기업 등 모든 당사자들이 협력해 해양환경 보존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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