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와 관련해 겹겹이 호재가 나오고 있다.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발표와 더불어 연말 배당일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도 은행주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라고 제언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 신한지주, 카카오뱅크 등 국내 대형 은행을 포함한 KRX 은행 지수는 지난주부터(13일) 현재까지 0.59%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1.24%, 1.60% 내린 것과 비교해서는 하락장 속의 상승세다.
이는 외국인들의 강한 매수세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7400억 원을 순매수한 가운데 은행주를 약 1000억 원 이상 사들이면서 시총 비중을 크게 웃도는 강한 매수 강도를 보였다. 이에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KB금융 등이 외국인 순매수 상위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최소 3차례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금리 동력(모멘텀) 발생 기대감이 커졌고, 배당투자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연말 은행주 상승 폭이 매우 미미했다는 인식이 확산된 점 등이 은행주 강세의 배경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은행주 비중을 확대하라고 제언했다.
SK증권은 올해 3월 이후 은행주는 금리와의 상관관계가 높게 나타났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최근 국내 은행주 상승세가 금리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는 뜻이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은행주는 개별 요인으로만 움직이지 않고 글로벌 은행주와 동조화되는 흐름을 보인다”라며 “장기적으로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은 시장금리 상승과 은행주 강세로 이어질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15일(현지 시각) 내년 금리 인상에 시동을 걸었다. 연준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규모를 기존 매월 15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내년 중 금리를 세 차례 인상할 수 있다는 의사를 시장에 전했다.
연말 배당락일이 다가오면서 은행 배당 매력도 투자에 긍정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021년 기준 업종 연간 배당수익률을 5.7%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과거 5년 평균의 배당수익률이 4.0%, 3년 평균 배당수익률이 4.5%였던 점을 고려하면 높은 수준이다.
특히, 올해는 주가수익률이 상당히 높았던 2016~2017년처럼 순이자마진(NIM) 상승과 배당 성향 상향 조정이 동시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투자 매력이 배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올해 4분기 NIM은 전 분기보다 4~5bp 상승할 것이다”라며 “2022년 1분기에도 추가로 3~4bp 개선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2021년은 중간 배당과 분기 배당을 시행한 점과 그동안의 금융당국 코멘트를 고려할 때 배당 성향은 2019년 수준인 25~27%로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 업종에 관한 기업 건전성도 좋은 상황이다.
은행들은 지난해 이미 총여신의 0.11%에 해당하는 1조9000억 원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선제적 충당금으로 적립한 상황이다. 또, 올해 들어서는 오히려 전반적인 영업지표 개선으로 충당금과 연체율을 비롯한 각종 건전성 지표가 기조적으로 하향 안정화되는 추세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 유동성 증가율 둔화와 내년 3월 말 만기연장ㆍ상환유예 프로그램 종료에도 내년 은행 업종 대손율은 0.27%로 전년과 견줘 2bp 상승에 그칠 것”이라며 “NIM과 주주환원정책 두 요인은 모두 내년까지 꾸준히 개선될 점이 긍정적이다”이라며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