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DX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 직속으로 중국사업혁신팀을 새로 만들었다. 이 팀은 인사, 마케팅 등을 지원하는 전사 파트와 사업부 파트로 구성됐다.
사업부 산하에는 모바일을 담당하는 MX 부문과 소비자가전·영상디스플레이(VD) 부문을 뒀다.
삼성전자는 가전·TV를 담당해오던 소비자가전(CE)부문과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지던 IT·모바일(IM)부문을 합쳐 DX부문으로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했다. DX부문을 이끌 수장으로는 ‘15년 연속 전 세계 TV 출하량 1등 주역’인 한종희 부회장을 앉혔다.
이는 한 부회장이 중국 사업 전반에 대한 혁신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의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3분기 기준)은 약 30%로, 전 세계 국가 중 가장 높다. 이어 미국 29%, 아시아·아프리카 16.4%, 유럽 12.6% 등의 순이다.
삼성전자가 중국 사업 '혁신'에 나선 배경은 스마트폰 경쟁력 저하가 우선 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13∼2014년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0%를 웃돌았지만 2019년부터 1% 미만대로 떨어졌다.
중국 토종 브랜드 샤오미, 화웨이, 오포, 비보, 리얼미 등이 급성장한데다 2016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논란으로 반한 감정이 확산하면서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운동이 일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올해 10월 애플이 비보를 제치고 중국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을 보면 삼성 갤럭시 브랜드의 현지 경쟁력 자체가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폴더블폰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경쟁력 저하와 중국 토종 업체들의 추격으로 중국 시장에서 큰 위기감을 느끼고, 턴어라운드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상설조직인 혁신팀을 꾸린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중국 산시성 시안과 쑤저우에 각각 반도체 생산 공장과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 중이다.
특히 시안 공장은 삼성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다.
삼성전자가 150억 달러(약 17조8000억 원)를 투자한 시안의 반도체 제2공장도 거의 완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양국 간에 반도체 패권 경쟁이 격화되고 있지만, 중국은 삼성으로서는 최대 수출 시장이자 공급망 관리 차원에서도 결코 놓칠 수 없는 중요 시장인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사업혁신팀 산하의 전사 파트에서 집중적으로 중국내 공급망을 관리하는 한편 판매 관리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중국시장에 대한 마케팅도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이달 말부터 내년 초까지 서울중앙지법이 2주간 겨울 휴정에 들어가는 만큼 이 부회장이 중국이나 유럽 출장을 다녀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5월에도 시안 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과거에 발목 잡히거나 현재에 안주하면 미래가 없다. 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달 미국 출장길에 170억 달러(약 20조2000억 원)가 투입되는 제2파운드리 공장 부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