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자영업자들이 이른바 '투잡'(두 가지 일)에 뛰어들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영향으로 수입이 줄어들자 택배기사 등의 부업을 하면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19일 이투데이가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주된 업무 외에 부업을 한 적이 있었던 사람은 55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1000명(5.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11월 기준으로는 최대다.
부업자는 올해 2월(1.6%)부터 10개월 연속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0월에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4만 명(7.3%) 늘어난 58만8000명을 기록했으며, 이는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다.
부업은 주로 쉽게 일을 찾을 수 있는 대리운전·택배기사·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지난 2월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알바콜과 함께 직장인 회원 69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4%가 '코로나 이후 직장을 다니면서 부업을 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일용직(20.9%) △매장관리 및 서비스업(17.4%) △재택 사무직 아르바이트(14.0%) △데이터 라벨링(12.8%) △과외·교육(12.2%) △대리운전(6.4%) 등을 부업으로 택했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지난달 부업자 중 임금근로자는 35만7000명, 자영업자가 포함된 비임금근로자는 20만1000명이다. 부업을 하는 임금근로자의 수는 전년 대비 1000명 감소했지만, 비임금근로자는 3만3000명 늘어났다.
비임금근로자 중 부업을 한 자영업자는 총 17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8000명(19.4%) 증가했다. 이 중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15만2000명,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2만 명이 지난달 부업에 종사했다. 직원 없이 혼자 일하는 '나홀로 사장님'이 전년 대비 2만1000명(16.0%) 늘어나면서 '투잡' 자영업자의 대부분(88.3%)을 차지한 가운데, 직원을 둔 사장님도 전년 대비 7000명(53.8%) 늘어났다.
투잡을 하는 자영업자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급감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7월 발표한 '2021년 상반기 골목상권 현황'에 따르면, 자영업자 521명 가운데 78.5%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작년 상반기 대비 감소했다고 밝혔다. 금액 기준으로는 평균 21.8%의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매출 감소에 더해 부채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투잡'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은 16일 발표한 '2021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서 올해 3월 말 기준 자영업자 가구의 평균 부채가 1억1864만 원으로 가구 중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자영업자 가구의 금융부채 비중은 82.0%(9728만 원)로 나타났으며, 이중 담보대출이 7728만 원, 신용대출이 1308만 원이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자영업자들의 어려운 실정은 고용지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이 집계한 11월 도·소매업 취업자는 전년 같은 달보다 12만3000명(-3.5%) 감소했고, 숙박·음식점업도 8만6000명(-4.0%) 줄면서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도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000명(-0.3%) 줄면서 2018년 12월 이후로 3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