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에 맞춰 여객 수요 회복을 기대하던 항공업계가 오미크론(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정상화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18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6~30일 전국 공항에서 국제선 여객편에 탑승한 고객은 10만6989명으로 같은 달 1~15일(8만7262명)보다 증가했다. 하지만, 이달 1~15일에는 국제선 이용객이 9만9250명으로 다시 줄었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해외 입국자에 대한 방역 조치가 강화되자 국제선 이용객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방역 당국은 3일부터 16일까지 2주간 모든 해외 입국자에 10일간의 자가격리를 의무화했고, 이 조치를 내년 1월 3일까지 3주 더 연장했다. 출국도 까다로워졌다. 미국은 출발 3일 이내의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면 입국할 수 있었지만, 하루 이내로 요건이 강화됐다.
해외여행에 제약이 발생함에 따라 국제선 여객의 감소세는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이에 항공업계는 운항 재개를 결정한 항공편을 다시 축소하거나 정상화 계획을 미루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3일로 예정된 인천~괌 노선의 재취항을 내년 1월로 미뤘다. 제주항공은 주 4회 운항 예정이던 인천~괌 노선을 18일부터 내년 1월 26일까지 주 2회로 감편하기로 했다. 에어서울은 이달 23일 660여 일 만에 재개할 예정이던 인천~괌 노선 운항을 내년 1월 29일로 연기했다.
비상경영의 하나로 시행하던 직원 휴직을 연장하는 경우도 있다. 대한항공은 노사는 올해까지 시행하기로 한 휴업을 내년 6월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4월부터 직원 휴업을 시행했다. 직원 휴업은 전체 인원의 70% 수준이다.
그나마 항공 화물 운임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며 화물 사업 여력이 있는 대형 항공사는 수익을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중국 상하이에서 북미로 보내는 항공 화물 운임은 8월 말에 1㎏당 8달러였지만, 지난주에는 14달러까지 올랐다. 연말을 앞두고 화물 운송 수요가 늘었고, 수출기업의 선복(짐을 싣는 배의 공간) 확보가 어려워지자 항공 화물 수요가 꾸준히 증가한 것이다.
다만, 여객 매출 비중이 전례 없이 낮은 상황이라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해서는 여객 수요 회복이 필수적이다. 3분기 기준 대한항공은 전체 매출의 74%를, 아시아나항공은 73%를 화물 사업에서 얻었다. 양사는 화물 사업 호조를 바탕으로 3분기에 각각 4386억 원, 1603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오미크론으로 국제선 여객 수요가 다시 꺾였다. 외부 변수라 대응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답답하다”라며 “대형 항공사는 화물 사업으로 버티고 있지만, 여객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한계가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