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인터넷 시장을 달궜던 토종 소셜미디어(SNS) '싸이월드'가 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상 세계로 부활한다. 그간 수차례 서비스가 미뤄지면서 실망감을 키웠지만 만반의 준비로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경쟁력에 대한 회의론은 여전하다.
16일 IT업계에 따르면 싸이월드는 17일 메타버스 서비스가 적용돼 본격적으로 오픈된다. 2019년 10월 서비스가 중단된 뒤 2년 2개월 만이다. 한글과컴퓨터와 손잡고 구축한 ‘싸이월드 한컴타운’을 통해 구글과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는 기존 형태를 유지하면서 미니룸과 미니미는 3D로 구현된다. 사진첩이나 방명록, 파도타기 등 과거 싸이월드를 대표하는 기능도 그대로 유지된다. 여기에 수백명이 한꺼번에 모일 수 있는 광장인 ‘스퀘어’로 메타버스 생태계까지 완성했다.
싸이월드는 오픈과 동시에 150억 장의 사진과 8800만 개의 동영상을 모두 공개한다. 총 3200만 명의 회원들의 데이터베이스를 복원해 과거의 감성을 그대로 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클라우드 서버에 모두 업로드 된 상태로 알려졌다. 유실률은 0%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번 싸이월드 서비스 재개의 궁극적인 목표는 블록체인 생태계 조성이다. 대체불가토큰(NFT)을 접목해 이용자들이 블록체인 생태계로 자연스럽게 유입되는 것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싸이도토리’를 연동해 국내 거래소에 상장할 계획도 품고 있다.
다만 IT업계에선 싸이월드 부활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싸이월드가 한창 인기를 끌던 시절에는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전으로 SNS가 활발한 시기가 아니었다. 사진과 영상 콘텐츠를 통한 소셜 미디어 활동이 적어 희소성으로 인기를 끌었던 콘텐츠라는 설명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수많은 SNS가 활성화된 상황에서 별다른 차별점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과거 사진과 동영상을 복구하더라고 반짝 인기에 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싸이월드 부활 시점은 대략 15년 전 과거를 회상하는 용도로 초반 트래픽은 몰리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접속자는 뜸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장에 메타버스를 결합한 SNS 서비스가 활성화 돼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IT업계 관계자는 "로블록스, 이프랜드 등 메타버스를 접목한 서비스가 이미 시장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며 "싸이월드만의 컨텐츠로 경쟁해야 하지만 과거 서비스를 발전시켰을 뿐 특화된 점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용자들의 관심도가 높지 않다. 메타버스와 NFT가 IT업계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 싸이월드가 무리하게 서비스 재개를 시도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방송가에선 과거 싸이월드 홈페이지 배경음악으로 인기를 끌었던 음악을 중심으로 한 ‘도토리 프로젝트’가 출연 연예인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해 취소돼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