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값이 아파트값을 뛰어넘으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부동산 시장은 대출규제 강화,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매수와 매도가 모두 주춤한 거래절벽을 형성하고 있지만, 아파트 대체재로 여겨지는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비슷하거나 웃도는 가격에도 여전히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 중이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101.59로, 전분기(100.60)보다 0.99%포인트 상승했다. 이로써 전국 오피스텔 매매 가격은 지난해 3분기부터 꾸준히 상승했다. 지난해 6·17대책 발표 이후 규제 강도가 높아지면서 길 잃은 수요자들이 오피스텔로 유입되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달 1일 청약에 나선 경기 파주시 ‘힐스테이트 더 운정’ 오피스텔은 분양가가 8억 원에서 29억 원까지 형성됐다.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8억8520만~8억9580만 원, 펜트하우스로 불리는 전용면적 147㎡의 분양가는 18억660만~29억9520만 원에 달했다.
힐스테이트 더 운정은 30억 원에 에 육박하는 분양가로, 분양 전부터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였지만 청약 경쟁률은 파주시 내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1단지 전용면적 147㎡ 펜트하우스 4가구 청약(분양가 29억9520만 원)에는 231명이 몰려 경쟁률이 57.7대 1에 육박했다. 2단지 전용면적 147㎡ 펜트하우스 6가구 청약에는 292명이 몰려 48.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84㎡형도 1·2단지 청약 경쟁률이 각각 13대 1, 7.7대 1로 나타났다.
지난달 분양한 과천시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도 아파트 못지않은 가격에도 역대 가장 높은 오피스텔 경쟁률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전용면적 84㎡형이 16억~22억 원 선의 높은 분양가를 형성했지만, 89가구 모집에 12만4426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398대 1을 보였다.
오피스텔의 분양가는 분양가상한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고분양가 관리를 적용받는 아파트와 달리 사업주체인 시행사가 결정한다. 매물이 적고 규제가 많은 아파트를 대체하는 만큼 최근 오피스텔에 대한 수요가 급증해 부동산 시장에서 몸값을 높여 고분양가를 형성하는 모양새다.
또 100실 미만이면 전매제한이 없고, 중도금 대출 제한(분양가 9억 원 초과) 없이 대개 분양가의 70%(아파트 40%)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청약 시 주택 수에서 제외되고 종부세 주택 합산에서도 빠질 수 있다.
그런 만큼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 목적으로 오피스텔 청약에 도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부동산 관련 익명 커뮤니티에서는 고분양가 오피스텔 청약에 당첨된 후 계약을 진행해도 되는지 고민을 토로하는 사람이 여럿이다. 거래절벽으로 주춤해진 부동산 시장에서 실수요자라면 아파트 대신 오피스텔을 선택해도 되는지, 투자 목적이라면 웃돈을 붙여 팔 수 있는지 등을 판단하기 어려워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연구원은 “오피스텔이 주택의 대체재로 작용하는 부분이 있고, 아파트와 달리 취득세, 대출 측면에서의 규제가 덜해 선호도가 높아지는 분위기”라면서도 “3기 신도시나 수도권 택지 등 입지가 좋은 곳에 아파트 공급이 늘어나면 향후 오피스텔의 인기가 꺾일 수 있어 환금성 측면에서 입지 등을 따져보고 분양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