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내년도 사업실적이 현지 업체의 경쟁력 향상, 코로나19와 미ㆍ중 무역분쟁, 전력 사용 제한 등 중국의 대내외적 위험에도 불구하고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 208개사를 대상으로 조사ㆍ분석한 ‘중국 진출 우리 기업의 최근 경영환경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기업은 내년 사업실적을 올해보다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지수는 올해 각각 90과 83에서 2022년에는 각각 107과 103으로 상승해 내년도 사업실적 개선을 예상한 기업이 더 많았다. 업종별로는 올해 화학과 전기ㆍ전자가, 내년에는 섬유·의류와 기타제조에서 사업실적 호조를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가 100을 초과하면 향후 사업실적이 지금보다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응답한 업체 수가 더 많다는 의미다.
2022년 사업실적 개선 요인 중 ‘조달비용 절감(4.7%p)’과 ‘기타지출 절감(3.9%p)’이 올해 대비 가장 큰 응답률 상승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생산자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짐에 따라, 비용을 통제하고 비용 상승분을 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 능력이 중국 사업실적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반면, 내년 중국 사업실적 악화의 주요 요인으로는 ‘현지 시장에서의 매출 감소’와 ‘비용 상승분의 가격 전가 어려움’으로 조사됐다. 또한, 향후 1~2년간 대중국 사업을 제약할 가장 큰 위협 요인으로는 ‘현지 업체의 경쟁력 향상’이 꼽혔다. 연구개발 투자 및 고부가 제품 생산 확대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세계적 기업과 중국 현지기업의 경쟁력에 밀려 시장 철수와 이전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밖에 코로나19, 미ㆍ중 무역분쟁, 전력사용 제한 등 대내외적 위험도 기업들의 불안감을 가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기업들은 내년 하반기에는 경제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부터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경제가 정상화하더라도 수요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는 않으리라고 전망했다. 미ㆍ중 무역분쟁도 최소 2년 이상 지속하며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갈등이 더 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력사용 제한과 해상운임 상승은 최소 내년 3월까지 지속하면서 보합세를 유지하거나 강도가 더 세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귀일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중국 내 경영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제조시설과 판매 채널에 대한 막대한 투자, 고객과 협력사와의 관계, 직원 숙련도 등 이슈들로 우리 기업의 사업 이전 및 철수 의향은 3.8%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라면서 “중국의 정치적 리스크 확대에 대비해 우리 기업들이 공동 협력할 수 있는 대응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