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등기임원으로서 임기(2022년 3월 21일)를 100일 남긴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의 거취에 관심이 커졌다.
2019년, 스웨덴에 거주 중인 비어만 사장의 자녀가 득녀하면서 그는 손녀를 얻었다. 이후 가족이 머무는 유럽(스웨덴)으로 복귀를 꾸준히 희망해왔다.
그러나 2020년 당시 경영진의 만류로 임기를 한 차례(2년) 연장했고, 현재는 등기임원(사내이사)에도 이름을 올린 상태다.
13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해보면 내년 3월 21일로 등기임원 임기가 종료되는 알버트 비어만(Albert Biermann) 현대차ㆍ기아 연구개발본부 사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1957년생인 비어만 사장은 올해 만 64세. 그는 1983년 독일 BMW에 합류해 고성능 M 브랜드 개발을 이끈 주인공이다. 더불어 BMW가 추구하는 고성능의 방향성을 확립한 인물이기도 하다.
30여 년 BMW 생활을 마친 그는 2014년 12월 현대차에 합류했다. 고성능차 개발 분야에서 경지에 다다른 그는 현대차의 고성능사업부를 담당했다. 그렇게 탄생한 브랜드가 현대차의 ‘N’이다.
애초 비어만 사장은 ‘3년 계약 + 2년 자동연장’ 조건으로 현대차에 합류했다. 이후 최초 3년은 부사장으로, 자동으로 연장된 나머지 2년 임기는 사장으로 마무리했다.
5년의 계약 기간이 종료될 무렵인 2019년 말, 비어만 사장은 자녀가 거주하는 유럽으로 복귀해 가족과 함께하길 희망했다. 스웨덴에 거주하던 자녀가 출산하면서 그는 손녀를 얻었다. 이를 계기로 비어만 사장은 유럽(또는 스웨덴) 복귀 의사를 꾸준히 밝혔다.
다만 정의선 당시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경영진의 적극적인 만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비어만 사장은 2019년 말 '2년 추가계약'을 마쳤다. 여기에 2020년 주주총회에서는 등기임원(사내이사)까지 올랐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그의 등기임원 임기는 2022년 3월 21일 종료될 예정이다.
최근 재계 일각에서는 올 하반기 현대차그룹 임원 인사를 통해 비어만 사장이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비어만 사장의 경우 정의선 회장을 비롯해 하언태ㆍ장재훈 사장과 함께 현대차 등기임원(사내이사)으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등기임원인 비어만 사장이 물러나려면 먼저 등기임원을 지속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발생해야 한다. 여기에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고 의결해야 당사자를 해임할 수 있다. 연말 임원인사를 통해 거취를 결정할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다.
설령 내년 3월 말로 임기가 종료되더라도 당분간 현대차그룹은 비어만 사장을 놓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비어만 사장은 상반기 보수만 11억 원을 넘는 수준. 그러나 유럽과 미국 완성차 제조사의 연구개발 책임자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연봉이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자율주행, UAM(도심항공교통)를 비롯해 향후 현대차의 미래 전략을 세부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이라며 “실무에서 물러나더라도 그룹 차원에서 고문으로 위촉, 당분간 현대차를 위해 역할을 하도록 설득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