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과 관련해 뒷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에 대한 1차 부검 결과가 나왔다.
12일 경기 일산서부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부검 결과 ‘외관상 특이점은 없고 추락에 의한 손상으로 인한 사망이 추정된다’는 구두 소견을 받았다”며 “정밀 검사 결과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유족 조사에 대해 “유 씨가 대장동 관련 검찰 수사 때문에 힘들어했다”며 “유서 공개는 원치 않는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유 씨는 10일 오전 7시 40분께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아파트 단지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신고는 주민에 의해 이뤄졌다.
유족들은 이보다 앞서 오전 4시 10분께 그가 유서를 남기고 집을 나갔다는 내용으로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고 경찰이 수색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유 씨가 휴대전화를 지니고 있지 않아 추적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그가 실종 신고 2시간 전인 오전 2시께 자택에서 나와 55분 뒤 200여m 떨어진 아파트로 이동한 모습을 포착했다.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9일 유 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유 씨는 14일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가 예정돼 있었다.
유 씨는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 시절이던 2014년 대장동 개발 사업을 주도한 남욱(천화동인 4호 소유주) 변호사와 정영학(천화동인 5호 소유주) 회계사 등으로부터 한강유역환경청 로비 명목 등으로 2억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아왔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사업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개발이 제한되는 ‘1등급 권역’으로 지정되지 않도록 돕는 대가로 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