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도 TV홈쇼핑이 납품업체로부터 수수료를 가장 많이 받은 유통업태로 나타났다. 납품업자들의 부담을 키우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지만, 홈쇼핑사들은 송출수수료가 지나치게 비싼 데 따른 영향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1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TV홈쇼핑의 판매수수료율은 28.7%이다. 전년(29.1%) 대비 소폭 줄긴 했지만, 백화점, TV홈쇼핑,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 편의점, 아울렛ㆍ복합쇼핑몰 등 6개 유통업태 중 가장 높은 판매수수료율을 기록했다.
판매수수료율은 1년간 유통업체가 납품ㆍ입점업체에서 받은 수수료와 판매촉진비, 물류배송비 등 추가 비용을 상품 판매 총액으로 나눠 계산한 것이다. 판매수수료율이 높을수록 납품ㆍ입점업체들의 금전적 부담은 크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NS홈쇼핑(35.5%)과 CJ온스타일(34.2%)의 판매수수료율은 30%를 훌쩍 넘었다. 현대홈쇼핑(29.2%), GS샵(28.7%), 롯데홈쇼핑(28.5%)도 30%에 육박했다. 주요 백화점 및 대형마트들의 판매수수료율이 15~20%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판매수수료율이 높다는 지적에 홈쇼핑 업체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업체들은 송출수수료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높은 판매수수료율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며 단순 수수료율만으로 다른 유통업태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한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사들이 방송채널에 들어가는 대가로 유료방송사업자에 내는 비용이다.
홈쇼핑 업체들이 지출하는 송출수수료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사업자 재산 상황에 따르면 지난해 홈쇼핑사, T커머스 등 12개 기업이 유료방송사업자에 지출한 송출수수료는 2조295억 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2조 원을 돌파했다. 이는 방송 판매를 통해 거둔 매출액의 절반을 넘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실적이 하락하고 있어 홈쇼핑 업체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GS샵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279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4% 감소했다. CJ온스타일(270억 원)과 롯데홈쇼핑(240억 원)의 영업이익은 각각 36%, 20% 줄었다. 현대홈쇼핑도 29.3% 감소한 274억 원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홈쇼핑 업체들은 황금채널에 진입하고자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작년 8월 KT 올레tv에서 T커머스 채널을 앞번호대로 이동시키면서 송출수수료가 51억 원 증가했다. 현대홈쇼핑 역시 지난해 6월 LG IPTV에서 채널이 28번에서 12번으로 바뀌면서 판관비가 늘었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실적과 관계없이 송출수수료 부담은 매년 커지고 있어 판매수수료율을 대폭 낮추기 어려운 속사정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