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행동 '동원 베네스트' 3개월 새 5900만 원↓
'외지인 거래'도 줄고 있어
수도권에서 처음으로 경기 동두천시 아파트값이 떨어졌다. 조정대상지역 지정과 더불어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장기간 관망세가 영향을 준 탓이다. 수도권 지역에서 아파트값이 떨어진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라 내림세가 전역으로 확대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8일 KB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동두천시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5% 떨어졌다. 올해 수도권에서 아파트값 변동률이 마이너스로 진입한 첫 사례다.
실제로 최근 동두천시 아파트들은 가격이 하락 조정된 상태로 거래되고 있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동두천시 지행동 ‘동원 베네스트’ 아파트 전용면적 84㎡형은 지난달 3억4000만 원에 거래됐다. 해당 아파트 같은 평형은 8월 3억99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3개월 새 5900만 원 떨어진 셈이다.
지행동 ‘대방노블랜드 7단지’ 전용 50㎡형은 8월 2억4000만 원에 신고가로 거래된 뒤 지난달 이보다 1700만 원 하락한 2억2300만 원에 거래됐다. 현재 최저 호가는 2억2000만 원이다. 4개월 새 2000만 원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동두천시 아파트 매매시장은 그야말로 불장이었다. 수도권에서 몇 안 되는 비규제지역이었을 뿐만 아니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도 예정되어 있어서 투자 수요가 빠르게 몰렸다.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동두천시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은 38.60%에 달했다. 이는 수도권에서 오산(45.5%)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장 많이 오른 수치다.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자 정부는 8월 30일 지행역 인근 6개 동(동두천·보산·상패·생연·송내·지행동)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매매 시 대출이나 세제 등 규제가 강화된다. 규제지역 지정과 함께 대출 규제 강화·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수요가 점차 줄기 시작했다.
집값 상승에 영향을 준 외지인 거래도 주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기준 동두천시 외지인 거래 건수는 17건이다. 8월 72건→9월 38건→10월 17건 등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외지인 거래가 가장 많았던 1월(200건)과 비교하면 무려 91.5% 줄었다.
다만 집값 하락세가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전반적으로 집값 고점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수도권 외곽 지역부터 하락 조정되고 있는 모양새”라며 “다만 현재 매매시장이 비수기일 뿐만 아니라 내년 대선 등 이벤트들도 예정돼 있어 집값 하락이 수도권 전역으로 계속 확산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