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세대란 불보듯…세입자에 종부세 부담 전가도

입력 2021-12-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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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셋값 127주 연속 상승
내년 7월 계약갱신청구권 만료
신규수요 증가, 전셋값 더 뛸듯

▲정부가 전세난 해소를 위해 11·19 대책을 내놓은 지 1년이 지났지만 전셋값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전경. (뉴시스)
▲정부가 전세난 해소를 위해 11·19 대책을 내놓은 지 1년이 지났지만 전셋값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전경. (뉴시스)
정부가 전세난 해소를 위해 11·19 대책을 내놓은 지 1년이 지났지만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여기에 내년 8월부터는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되는 매물이 시장이 풀리면서 주변 시세에 맞춰 ‘키 맞추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2019년 7월 첫째 주(0.01%) 이후 127주 연속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들어 이번 주(11월 29일 기준)까지 5.03% 올라 지난해 상승률(3.9%)보다 두 배 가까이 오를 전망이다.

자의반 타의반 전세 수요가 늘면서 가격 역시 오르고 있다. 10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2907만 원으로 전년 동월(4억7300만 원)보다 33% 올랐다. 오를대로 오른 전세 보증금을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반전세와 같은 보증부 월세를 택하고 있다.

영등포구 대림동 A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새 임대차법 이후 전세 물량이 귀해지면서 전셋값이 많이 올랐다”며 “전세 매물을 구하기 어려워진 세입자들이 월세시장으로 대거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빠르게 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부동산거래현황 조사 결과, 올해 들어 서울에서 월세가 포함된 아파트 임대차 거래량은 5만9411건으로 1~11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급등한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하는 세입자들이 반전세나 월세 계약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문제는 이만이 아니다. 올해 급등한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받아든 집주인들이 늘어난 세금 부담을 세입자들에게 전가하면서 임대료를 올려받으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강남구 ‘은마’ 아파트의 경우 신규계약 95건 중 절반 이상(53건)이 반전세로 나타나 월세 선호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강남구 B공인 관계자는 “종부세보다 집값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이 더 클 거란 기대감이 여전하다”며 “매월 일정 부분이라도 현금을 받을 수 있는 전·월세 물건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몰리며 전세시장에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은 당첨되면 다른 지역 사전청약에 신청할 수 없고, 본 청약까지 무주택 자격을 유지해야 해 전세시장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올해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공공택지 사전청약 지역 아파트 전셋값도 크게 올랐다. 공공택지 청약의 경우 해당 지역 거주자에게 주택이 우선 공급되는 만큼 거주요건을 채우기 위한 청약 대기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3기 신도시가 조성 중인 경기 남양주시, 인천 계양구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들어 각각 24.81%, 15.39% 상승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내년 가을부터는 계약갱신청구권의 사용이 만료되는 매물들이 신규계약으로 전환되면서 전세가격 폭등이 예상된다”며 “공공과 민간의 사전청약뿐만 아니라 민간 정비사업 등을 포함한 다양한 공급방안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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