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기업들이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 기조에 따라 친환경을 제대로 하기 위해선 정책적 드라이브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정부에서 전체적인 판을 깔아주는 등 정책 넛지를 해줘야 합니다"
이진성 롯데푸드 대표는 24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개최한 '2022 식품외식산업 전망대회'(이하 전망대회)에 참석해 '2022년 식품업계의 ESG경영'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전망대회에서는 글로벌 연사, 식품·외식산업 트렌드 및 전망, 푸드테크, ESG 등 각 분야 전문가, 기업가들이 모여 포스트 코로나 시대 식품ㆍ외식 산업 소비 동향 등이 24~25일 양일간 논의된다.
이진성 대표는 ESG가 기업 차원의 문제를 넘어선 지구적 생존에 관한 이슈라면서 식품기업이 ESG를 받아들일 때 친환경 패키징 이슈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식품회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ESG 어젠다는 환경 이슈, 그중에서도 패키징 부분이다"라면서 "코카콜라, 네슬레 등 다국적 기업뿐만 아니라 스타벅스 친환경컵 등 사례에서 보듯 소비자들에게 체감효과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식품기업들이 ESG를 제대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인센티브 등 정부의 정책적인 넛지 드라이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령 폐페트병 리사이클 작업을 보면 △회수 △분쇄 △재생 △재활용 등 크게 네 단계로 나뉘는데, 단계별로 각기 다른 이해관계자가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 사업이 유기적으로 묶이게끔 정부가 전체적인 판을 깔아줘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의 주장이다.
식품표기법과 관련한 정책적 제안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진성 대표는 마시고 있던 생수병을 흔들어 보이면서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여기(생수)에 붙어있는 식품표시 정보를 누가 본다고 생각하나. 사실상 보지도 않는다. 글씨도 작아서 잘 보이지도 않는다"라면서 "과감하게 정보를 줄일 건 줄이고 정보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가령 QR코드로 유인하면 되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현행법상 영양성분 의무표시에 따라 제품에 관련 정보를 표기해야 하는데, 무라벨 생수일 경우 표기에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영양정보는 소비자가 이해하기 어렵고 인쇄공간을 불필요하게 많이 차지하는데 포장재 표기 식품정보는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필수정보 표기를 축소하거나 상세정보 QR코드를 활용하는 등 포장재를 제대로 감축하게끔 정부의 정책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친환경 경영 중 일어날 수 있는 수익과 비용 등 가치충돌 문제에 대해서 이 대표는 "솔직히 조율될 수 없는 문제다. 정말 어려운 문제"라고 털어놨다. 가령 코로나 이후 시장성이 올라간 밀키트는 매력적인 아이템이지만, 식재료별로 포장재가 과도하게 사용하는 등 친환경 경영기조와는 충돌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이 대표는 "지금 상황에서는 연구개발, 테크놀로지 이슈, 또 소비자들의 인식 이슈라고 본다. 해결 방법은 두 가지다. 소비자들 인식이 바뀌어 비싼 친환경 제품이더라도 기꺼이 사는 지불의사가 높아지거나 리딩 컴퍼니들이 펀드를 만드는 등 기업들이 이윤을 희생하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라면서 "마지막으로 정부의 정책 드라이브가 필요하다. 기업, 소비자의 행동 양식 등을 지원하는 정부의 정책적 넛지가 중요하다"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