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선박 등 전방 경기 회복에 윤활기유 소비가 나날이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24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0월 한 달간 소비된 윤활기유는 총 91만4000배럴이었다. 역대 처음으로 90만 배럴을 넘겼다.
윤활기유 소비는 올해부터 급증하고 있다. 1월 처음으로 50만 배럴을 넘겼고 3월에는 60만 배럴, 6월에는 80만 배럴을 돌파했다.
10월까지 누적 소비량은 681만 배럴로 지난해 381만 배럴보다 80% 가까이 급증했다. 누적 소비량은 최근 하락세를 보이다가 올해 급반등했다.
이처럼 윤활기유 소비가 계속 늘어나는 것은 글로벌 경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침체에서 점차 회복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 정유업체 관계자는 "윤활유 소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업종은 건설, 선박 등"이라며 "경기가 개선하면서 전방 산업이 활성화하면서 윤활유 소비도 같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최근 전기차용 윤활유나 친환경 윤활유 등 새로운 소비 시장이 커지는 것도 영향을 끼쳤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전기차용 윤활유 판매량은 연평균 33% 증가했다. 올해도 작년보다 두 배 이상 판매량이 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유사들은 전기차용 윤활유 브랜드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최근 에쓰오일(S-OIL)은 전기차 전용 윤활유 브랜드 'S-OIL SEVEN EV'를 출시하고 연내에 하이브리드차량 엔진 전용 윤활유의 국내 판매를 시작하기로 했다. 앞서 6월에는 GS칼텍스가 전기차 전용 윤활유 브랜드 'Kixx EV'를 선보였다.
이런 수요 증가에 공급량까지 줄어들면서 윤활기유의 수익성은 크게 개선됐다.
상반기 미국 텍사스에 한파가 불어 현지 윤활기유 공장이 한동안 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이에 더해 글로벌 윤활기유 공장들이 정기보수에 들어가며 '타이트한 공급' 상태가 3분기까지 이어졌다.
이에 힘입어 국내 정유사들은 3분기 호실적을 달성했다. GS칼텍스는 3분기 영업이익 3979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9%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각각 6185억 원, 5494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현대오일뱅크도 영업이익 1731억 원을 기록하며 392% 늘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4분기에는 해외 윤활기유 공장들이 점차 가동을 시작하면서 윤활기유의 수익성은 3분기에 미치지 못하겠지만, 여전히 실적은 좋을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예년 수준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