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석유화학 사고를 줄이기 위해 가스 안전 관리를 선진화하려는 움직임이 나왔다.
23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최근 석유화학 가스 안전관리를 선진화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최근 석유화학 시설에서 사고가 늘어나는 데다 산업 노후화나 대규모 신증설 확대 등으로 잠재적 위험도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위험시설의 사고 예방과 안전관리를 강화하려는 것이다.
공사는 우선 국내외 석유화학 사고현황과 주요 원인 분석한 뒤 석유화학단지의 안전관리 현황과 문제점을 파악한다.
이후 국내외 석유화학 안전관리와 최신기술 동향을 파악ㆍ분석한 뒤 석유화학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일본의 고압가스보안법 슈퍼인증사업소 등 자율안전관리에 바탕을 둔 안전관리시스템과 제도를 조사한다. 또한 사물인터넷(IoT), 정보통신기술(ICT)을 비롯한 빅데이터 활용 안전기술의 동향을 파악하고 분석할 계획이다. 그 밖에 석유화학 최신 안전관리 기술과 기준 조사 도입의 필요성도 검토한다.
노후, 고위험시설에 대한 안전관리 강화방안을 마련하고 글로벌 수준으로 안전관리기준을 정비하고 자율안전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한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여러 가지 안전 대책과 선언에도 석유화학 관련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라며 "안전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화학물질안전원에 따르면 2014년 1월 8일부터 2021년 1월 27일까지 발생한 화학물질 사고는 총 587건에 달한다.
대산공장 폭발 사고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3월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직원과 주민 등 56명이 다쳤다.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화학제품 원료를 만드는 납사 분해 설비(NCC) 압축 공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같은 해 5월에도 LG화학 촉매포장실에서 폭발음과 함께 불이 나는 사고가 있었다. 현장에 있던 연구원 한 명이 숨지고, 2명은 화상을 입었다. 현대오일뱅크에서도 4월 대산공장 열교환기 응축기 설비에서 두 차례 폭발이 일어났다.
이후 정부를 비롯해 지자체, 석유화학 업체들이 안전을 강화하겠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올해도 화학 사고는 이어지고 있다.
올해도 울산 비봉케미칼에서 탱크에 저장된 염산 약 5.5톤(t)이 누출됐다. 같은 달 음성의 화학제품 제조공장에서 카본블랙 800리터가 유출되기도 했다.
산업계에서도 자체적인 안전을 강화하는 방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가스안전공사와 '사업장 안전 향상 및 최신 진단기술 발굴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기술지원과 인적교류를 바탕으로 △사업장 안전진단 컨설팅 △최적의 설비관리시스템 구축 △안전 관련 실무교육 등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삼성화재와도 ‘중대 재해 예방을 위한 위험관리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산업계와 공사가 상호 협력을 통해 석유화학을 비롯한 산업 내 안전기술 능력의 선진화와 가스안전사고 예방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서로 안전관리 진단 기법을 공유해 서로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