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졸 청년 고용률이 OECD 가입국 37개국 중 31위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해(일본, 덴마크, 터키는 2019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청년(25~34세)의 고등교육 이수율과 고용지표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청년 대졸자 고용률은 75.2%였다며 18일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은 우리나라 청년 대졸자의 고용률이 낮은 이유로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가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청년 대졸자의 비경제활동인구 비율은 20.3%로 OECD 37개국 중 세 번째로 높았다.
작년 기준 청년 대졸자 비경제활동인구의 주된 활동 상태를 살펴보면 취업준비생은 10명 중 3명뿐이었다. 10명 중 2명은 '그냥 쉬고' 있는 상황이다. 청년 대졸자의 '노동력 유휴화'가 심각하다고 한경연 측은 밝혔다.
한경연은 청년 대졸자의 취업이 지연되는 이유 중 하나로 전공과 일자리 미스매치를 꼽았다.
우리나라 전공과 직업 간 미스매치율은 50.0%로 OECD 22개국 중 가장 높았다. 올해 통계청 조사에서도 일자리와 전공과의 불일치율은 52.3%다.
한경연은 미스매치가 심한 이유로 대학 정원 규제를 꼽았다. 미국의 스탠포드 대학교의 컴퓨터공학과 정원이 2008년 141명에서 작년 745명으로 다섯 배 넘게 늘어나는 동안 서울대는 55명으로 고정되었던 인원을 70명 늘리는 데 그쳤다.
대학 정원 규제 완화를 통해 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의 적시 공급이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고 한경연 측은 주장했다.
고학력을 요구하는 일자리 증가 속도가 대졸자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도 청년 대졸자 고용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우리나라의 청년 교육 이수율은 69.8%로 OECD 37개국 중 1위를 차지했지만, 고학력 일자리 수는 부족한 상황이다. 실제로 2013년부터 2020년까지 대졸자는 연평균 3.0% 증가했는데, 고학력 일자리는 1.3% 많아지는 데 그쳤다.
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기존 일자리가 감소하는 것도 우려스럽다고 한경연 측은 밝혔다.
생산시스템이 고도화하면서 전 산업에서의 취업유발계수는 ‘200년 13.8명에서 2019년 10.1명으로 줄었다. 양질의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의 취업유발계수도 2010년 7.86명에서 2019년 6.25명으로 줄었다.
한경연은 청년들의 신규 채용을 저해하는 요소로 우리나라의 경직적인 노동시장 구조를 꼽았다. 노동시장이 경직적이면 기업들의 신규채용이 위축되고 청년들의 취업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의 노동시장 경쟁력 순위는 141개국 중 97위를 기록했으며, 프레이저 연구소 노동시장 규제 관련 경제 자유도 순위는 165개국 중 149위로 최하위권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우리나라 청년들의 교육 수준은 최고 수준이지만 인적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되고 있다"며 "대학 정원 규제 완화, 대학 교육 경쟁력 강화를 통해 전공-직업 간 미스매치 해소에 힘쓰는 한편,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로 청년들의 취업 진입장벽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