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술로 만든 '초순수', 2025년 하루 2400톤 생산

입력 2021-11-16 18:03 수정 2021-11-1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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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독립 첫걸음 '실증플랜트' 착공…내년 6월 완공 예정

정부 'K-반도체 전략' 첫 단추
최고 난이도 공정 기술 필요
일부 선진국서만 기술 보유
2025년 국산화로 생산 자립

▲16일 경북 구미 SK실트론 공장에서 열린 고순도 공업용수 실증플랜트 착공식에서 한정애(가운데) 환경부 장관을 비롯해 참석자들이 첫삽을 뜨고 있다. (사진제공=환경부)
▲16일 경북 구미 SK실트론 공장에서 열린 고순도 공업용수 실증플랜트 착공식에서 한정애(가운데) 환경부 장관을 비롯해 참석자들이 첫삽을 뜨고 있다. (사진제공=환경부)

반도체 독립을 위한 행보가 가속화된다. 정부는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한국형 K-반도체 전략’의 첫걸음으로 생산공정에 필수 요소인 ‘초순수(Ultra pure water)’의 국산화에 나선다.

초순수는 초미세회로(nano meter)로 구성된 반도체 표면에서 각종 부산물, 오염물 등을 세척하는 데 사용되는 필수 공업용수다.

초미세회로로 구성된 반도체를 세척해야 해서 총유기탄소량(TOC)의 농도가 10억분의 1(ppb) 이하일 정도로 고순도를 유지해야 한다. 최고 난이도의 수처리 기술이 필요하고, 전 세계적으로 일부 선진국만이 초순수 생산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반도체 초순수 생산시설을 시공·운영하는 국내기업은 한성크린텍과 HTS, B&H, 해외 진출기업 테크로스 등이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들은 일본과 프랑스 등 해외에 초순수의 생산과 공급을 의존하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나 최근 불거진 요소수 사태처럼 외부 환경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정부는 2025년까지 공공기관, 업계와 함께 초순수의 국산화에 나섰다. 2025년까지 △초저농도 유기물 제거용 자외선 산화장치 △초저농도 용존산소 제거용 탈기막 △고순도 공업용수 설계-시공-운영 통합 기술 등 고순도 공업용수 전반에 걸친 국산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초순수 국산화의 첫걸음으로 환경부는 한국수자원공사·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함께 반도체용 ‘고순도 공업용수(초순수) 실증플랜트’ 착공식을 16일 경북 구미의 SK실트론 생산공장에서 개최했다.

SK실트론에 자리 잡는 실증센터는 내년 6월 완공 이후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이를 통해 수자원공사와 연구개발 참여기업은 2025년까지 하루 2400톤의 초순수를 생산하는 실증플랜트를 설치·운영해 관련 생산공정의 설계·운영 기술 100%, 시공 기술 및 핵심기자재 60% 국산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착공식에 참석한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이번 실증플랜트는 초순수 생산기술을 신속하게 개발하고, 성능을 확인할 수 있도록 반도체 소재 생산기업인 SK실트론 공장 내에 설치한다”며 “해외기술과 국내기술을 직접 비교하고 실제 초순수를 공급해 관련 기술의 실적을 확보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초순수를 비롯한 고순도 공업용수는 반도체 외에도 전자, 의약, 철강 등 주요 산업에서 사용된다. 관련 분야 세계 시장 규모는 2024년 23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 중 반도체용 초순수 시장은 전 세계 약 4조4000억 원, 국내 1조4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한 장관은 “선진국 간 전쟁에 가까운 산업기술패권 경쟁을 벌이는 현 상황에서 독자적인 기술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반도체 공급망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있다”며 “반도체의 품질과 직결되는 공업용수이자 핵심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미국, 프랑스 등 일부 선진국에만 의존하던 반도체용 초순수 생산기술의 자립을 위해 환경부가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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