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 9월 거래 '2건 중 1건'은 외지인
전문가 "비규제 지역ㆍ소액 투자 가능"
강원 아파트 거래량 중 외지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크게 늘고 있다. 전국 대부분 지역이 아파트 매매에 규제를 받다 보니 비규제 지역인 강원도로 투자 수요가 몰리는 모양새다.
9일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거래 현황 조사에 따르면 1~9월 강원 아파트 전체 거래량 2만3694건 중 외지인 거래량은 1만352건으로 전체의 43.69%를 차지했다. 강원에서 이뤄진 아파트 거래 10건 중 4건은 외지인이 매매한 셈이다. 지난해 같은 동기엔 전체 거래 1만8289건 중 외지인 거래는 5548건으로 30.33%를 차지했다. 1년 새 무려 13%포인트(P) 이상 올랐다.
이러한 현상은 올 하반기 들어 더 심화하고 있다.
월별로 살펴보면 △1월 911건(37.18%) △2월 813건(34.83%) △3월 869건(31.49%) △4월 788건(33.34%) △5월 967건(34.46%) △6월 984건(36.96%) 등 상반기에는 모두 30%대를 기록했지만, 하반기 들어선 △7월 1113건(42.57%) △8월 1540건(48.45%) △9월 1277건(46.38%) 등 줄곧 40%대를 나타냈다.
특히 강원 속초시에서 이러한 현상이 가장 심했다. 올해 1~9월 속초시 아파트 거래량 2203건 중 외지인 거래량은 983건으로 전체의 44.62%에 달했다. 9월의 경우 전체 거래량 197건 중 무려 105건을 외지인이 매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2건 중 1건 이상을 외지인이 거래한 것이다.
속초시 교동 H공인 관계자는 “속초는 예전부터 외지인 거래가 많았던 지역인데 올해 들어 더 심해졌다”며 “외지인들이 실거주가 아닌 투자 목적으로 거래하다 보니 아파트값도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실제로 속초시 내 아파트값은 오름세다. 속초시 대장주로 꼽히는 조양동 속초자이 아파트 전용면적 84㎡형은 지난 9월 5억1500만 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해당 아파트 같은 평형은 2월 4억4500만 원에 거래됐다. 7개월 새 7000만 원, 약 15% 오른 셈이다.
업계에선 강원이 ‘규제 사각지대’이기 때문에 외지인들의 투자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분석한다. 현재 강원도는 18개 시·군·구 모두 비규제 지역이다. 비규제 지역에선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무주택자 기준 최대 70%까지 적용된다. 청약 규제도 덜하고 분양권 전매 제한도 없다.
속초시 조양동 K공인 관계자는 “강원도는 기본적으로 비규제 지역 효과뿐만 아니라 세금 중과 규제를 피할 수 있는 공시지가 1억 원 미만인 곳이 많아 외지인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강원도는 수도권과 인접한 지역이고 비규제 지역에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한 곳이기도 해 외지인들이 투자하기에 안성맞춤"이라며 "최근엔 대출 규제가 강화돼 당분간 강원 같은 비규제 지역으로 투자 쏠림 현상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