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대란 ①] 사태 장기화 가능성 커져…단기 해결책은?

입력 2021-11-0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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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요소 재고 바닥…해외 직구 등 구매 가능하지만, 5배 이상 비싸

▲중국이 요소 수출을 제한하면서 국내 요소수 품귀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 지난 4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중국이 요소 수출을 제한하면서 국내 요소수 품귀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 지난 4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중국발(發) 요소수 품귀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인다. 생산 원료인 요소 재고가 이달 말이면 바닥나기 때문이다. 추가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국내 물류는 물론, 산업 전체가 멈출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7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요소는 약 한 달 치 생산량만 확보된 상태다. 국내 요소수 시장 절반 이상을 점유한 롯데정밀화학은 이달 말까지 생산할 물량을 보유 중이다. KG케미칼 등 다른 업체 상황도 유사하다. 이달 안으로 요소가 정상 공급되지 않으면 요소수 생산은 사실상 중단이다.

롯데정밀화학 관계자는 “다른 공급처를 찾고 있지만 현재 방법이 없다. 추가로 재고 확보가 안 되면 이달 말 공장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생산 차질로 시중에 요소수 공급이 전면 중단되면 국내 산업 전반에 막대한 파급력이 예상된다.

당장 화물차의 발이 묶이며 물류대란이 현실화할 수 있다. 국내 화물차의 하루 평균 주행거리는 350㎞ 수준. 일반적으로 화물차는 600~700㎞를 주행하면 요소수 10ℓ를 보충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는 약 200만 대의 대형 화물차가 요소수를 사용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밖에 완성차 업계는 생산과 판매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반도체 부족 사태에서 보듯 완성차는 수만 개의 부품 중 하나만 조달되지 않아도 조립이 중단된다. 요소수 부족으로 협력업체에서 매일 부품을 운송하는 작업이 지연되면 생산 차질이 벌어질 수 있다.

완성차를 생산해도 국내 소비자에게 탁송하거나 수출 항만으로 전달하는 데 어려움이 생긴다. 일반적으로 완성차는 공장에서 ‘카 캐리어’를 이용해 전국 출고센터나 항만으로 이동한다. 캐 캐리어의 발이 묶이면 완성차를 생산해도 공장에 야적장에 재고가 쌓일 수밖에 없다.

▲요소수 관련 현황  (이투데이DB)
▲요소수 관련 현황 (이투데이DB)

가전과 유통 업계도 마찬가지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화물차 운송에 차질이 생겨 소비자에게 제품을 전달하는 작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자칫 연말의 소비 특수를 놓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건설 현장에 대한 걱정도 크다. 굴착기와 휠로더 등 현재 생산되는 중장비 대부분이 요소수를 사용하는 디젤엔진을 얹고 있다.

건설 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14t급 휠 굴착기는 4∼5일마다 요소수 10ℓ를 쓴다. 이보다 큰 대형 굴착기는 작업 정도에 따라 하루에 1통을 쓰기도 한다. 특히, 하루 단위 계약으로 현장에 투입되는 굴착기 기사는 요소수를 직접 구매해야 해 부담이 더 커진 상태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 현대건설기계 등 중장비 업계는 디젤엔진 대신 수소연료전지와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제품을 개발 중이지만,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요소수를 직접 사용하는 산업군도 긴장하고 있다.

철강과 화력발전, 시멘트, 소각업계 등이 공정에 산업용 요소수를 사용하는데, 모두 재고가 넉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부가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불만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용 요소수도 부족한 건 마찬가지”라며 “차량용과 산업용을 구분해서 볼 문제가 아니라 원료인 요소를 어떻게 구할지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4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에 트럭들이 요소수를 넣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4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에 트럭들이 요소수를 넣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사실 지금도 요소수를 구할 방법은 있다.

일부 요소수 제조사는 화물차가 몰리는 고속도로 휴게소, 물류센터 등에서 탱크로리를 이용해 요소수를 판매 중이다. 하지만, 기존 대비 가격이 4배 이상 올랐고, 이마저도 물량이 충분하지 않다. 판매 장소도 가변적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판매 중이다. 다만 가격이 적게는 4배, 많게는 8배까지 올랐다.

당장 요소수가 급한 디젤차 오너들은 해외에서 직접 구매형태로 수입하는 방법도 있다.

미국과 독일 등 개인 용도로 직접 구매하면 통관 절차가 생략돼 3~4일이면 요소수 한통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역시 비용이 문제다. 현재 미국 내 요소수는 10ℓ 한 통이 14달러(1만6000원) 수준인데, 항공료 등이 붙으면 최대 다섯 배까지 비용이 솟구친다.

이 밖에도 해외 직구 사이트를 통해 일본이나 독일 요소수를 구매할 수 있다. 이번 사태 이전까지 요소수 10ℓ 1통은 8000원 수준이었는데, 현재는 최대 10만 원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한편, 환경부는 산업용 요소수 성분 분석을 마치고 실차 시험을 진행 중이다. 산업용 요소에는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하이드'가 높기 때문에 이를 자동차에 활용할 수 있을지 살펴보는 중. 현재 화물차 2대를 대상으로 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오는 15일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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