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아파트도 '리모델링 러시'
'뉴타운 순항'에 주변 아파트값 ‘쑥'
서울 동대문구 이문·휘경동 일대 주택 정비사업에 탄력이 붙었다. 최근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사업 ‘속도전’에 나서자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이문·휘경뉴타운도 사업의 혈이 뚫린 모양새다.
이문4구역은 최근 건축심의를 통과해 사업시행 인가를 앞두고 있다. 이문3구역은 인근 시설물 철거 문제로 착공 지연 문제를 겪다 석 달 만에 착공 승인을 받았다. 이문·휘경뉴타운 재개발 사업에 속도가 붙자 인근 구축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달 28일 제19차 건축위원회를 열고 동대문구 이문4구역 건축심의를 통과시켰다. 이문4구역은 총 3541가구 규모로 일반분양 물량만 2711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지다. 이문4구역 재개발조합은 앞으로 시공사를 선정과 사업시행 인가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문4구역 재개발조합은 건축심의 통과 시기를 이달 중순 이후로 전망했다. 이문동 H공인중개 관계자는 “조합이 건축심의 접수를 9월 말 신청한 것으로 안다”며 “접수 한 달 만에 건축심의를 통과해 주변에서도 놀랬고 앞으로 서울시가 정비사업을 빠르게 진행한다고 하니 남은 단계도 빨리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이문4구역 맞은편 이문3구역도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동대문구청은 지난달 26일 이문3구역 착공을 승인했다. 2018년 5월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 지 3년 5개월 만이다.
이문3구역은 지난 7월 착공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동대문구청이 이문3구역과 4구역을 연결하는 지하차도를 먼저 철거한 뒤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착공이 늦어졌다. 이후 동대문구청은 입장을 바꿔 지하차도 철거 공사를 이문4구역 공사 이후로 미루고 이문3구역 착공을 승인했다. 착공 지연 문제가 해결되면서 이문3구역은 이르면 내년 1월 분양에 나설 전망이다.
이문·휘경뉴타운 재개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자 인근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도 불이 붙었다.
가장 사업 속도가 빠른 곳은 이문4구역 인근 이문 삼익아파트다. 이 단지는 8월 리모델링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곳으로 올해로 입주 24년 차를 맞았다. 총 353가구 규모로 추진위 설립 1년 만에 조합설립에 성공했다.
이문동 쌍용아파트는 9월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를 꾸려 현재 리모델링 사전 동의서를 받고 있다. 이 아파트는 2000년 지어져 리모델링 연한(15년)을 훌쩍 넘겼다. 다만 재건축 연한(30년)에는 못 미친다. 추진위 관계자는 “아파트 용적률이 343%로 너무 높다 보니 재건축 대신에 리모델링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이문동 현대아이파크와 이문·휘경뉴타운 북측 성북구 석관동 코오롱아파트는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를 꾸려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인근 B공인중개 관계자는 “주변 뉴타운 사업으로 주거 환경이 좋아지니 이를 기회로 리모델링을 추진해 집값을 끌어올리려는 단지들도 많다”고 했다.
이문·휘경뉴타운 사업이 순항하면서 주변 아파트값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문동 래미안 2차 전용면적 84㎡형은 최고 13억 원을 호가한다. 직전 최고 실거래가 10억 원보다 호가 기준 3억 원 더 올랐다. 대우아파트 전용 84㎡형 시세도 최고 10억 원으로 지난달 실거래가 9억3500만 원보다 6500만 원 상승했다.
이문·휘경뉴타운 사업은 동대문구 이문동과 휘경동 일대 주택가 80만㎡를 재개발하는 사업으로, 완료 시 총 1만2000가구 규모의 새 아파트촌을 형성할 전망이다. 현재 휘경1구역과 2구역은 지난해 각각 새 아파트 단지인 '휘경해모로 프레스티지'와 '휘경 SK뷰'로 탈바꿈했다. 휘경3구역은 철거 공사 중이며, 이문1구역은 지난 8월 착공 승인을 받아 내년 상반기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