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가 위탁생산한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국내 도입된다. 국내에서 위탁생산한 다국적 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이 국내 도입된 사례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이후 두 번째다.
류근혁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은 26일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이번주 삼성바이오가 위탁생산한 모더나 백신 초도 물량 243만5000회분이 국내 도입될 계획”이라며 “모더나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스푸트니크V에 이어 국내에서 네 번째로 생산되는 코로나19 백신으로 우리나라에서 mRNA, 바이러스 벡터 등 다양한 플랫폼의 백신을 생산하게 됐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삼성바이오의 백신 제조시설에 대해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인증을 마쳤고, 전날 모더나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을 하면서 삼성바이오가 위탁생산한 초도 물량 백신이 국내용으로 쓰이게 됐다.
이번 국내 도입되는 모더나 백신 243만 5000회분은 정부가 모더나사와 계약한 국내 도입 물량 중 일부로,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도입된 모더나 백신은 총 1787만7000회분이다. 삼성바이오가 위탁생산한 백신 물량이 이번주 공급되면 총 2031만2000회분의 모더나 백신이 국내 도입된다. 방역당국은 해당 백신 물량을 2차 접종 및 고위험군 중심으로 진행 중인 추가 접종 등에 사용할 에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삼성바이오는 지난 5월 모더나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완제 위탁생산(DP)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의 위탁생산 계약은 원액을 받아 충진ㆍ포장하는 완제 생산 공정으로, 현재 모더나의 원액은 미국과 스위스의 론자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삼성바이오는 이곳에서 원액을 받아 무균 충전, 라벨링, 포장 등 완제 생산만 맡는다. 삼성바이오는 3분기부터 미국 이외의 시장으로 보낼 수억 회 분량의 모더나 백신을 생산하기 위해 무균충전, 라벨링 포장 등을 시작했고 현재 백신을 생산 중이다.
이번에 국내 도입되는 백신은 초도 물량이지만, 243만 5000회분이 초도 물량 전량인지 추후 생산된 물량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이번 도입되는 모더나 백신을) 일단 가용 가능한 초도 물량으로 이해해달라”라고 말했다. 김상봉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 역시 “243만 5000회분은 긴급사용승인된 물량”이라면서도 “현재 삼성바이오에서 백신 추가 생산을 하고 있는데 정확한 물량은 알지 못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삼성바이오 측은 “지금까지 생산한 모더나 백신 물량에 대해 밝히기 어렵고, 다만 내년까지 수억 도즈의 모더나 백신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초도 물량 외에 삼성바이오가 위탁생산한 백신이 추가로 국내 도입되는지에 대해선 모더나 측과 협의 중이다. 정은영 중수본 백신도입사무국장은 “이번 초도 물량은 국내에 공급하는 것으로 모더나 측과 합의가 됐고, 이후 도입 물량에 대해선 허가사항과 향후 접종계획 등을 고려해 모더나와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