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는 24일 경선 이후 첫 회동을 가지며 ‘원팀’ 제스처를 취해 형식상 화합을 이룬 가운데 지지자 및 의원들 간 화학적 결합이 향후 과제로 남아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이재명 후보와 악수하고 포옹하는 모습을 연출한 것은 물론, 선대위 상임고문직을 수락하는 등 이 후보가 제20대 대선 행보를 본격화 하는 데 협력했다.
이재명 후보는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한 찻집에 약속된 시간인 오후 3시보다 10분 전 도착해 이 전 대표를 맞이했다.
이번 회동 현장 인근에는 이 전 대표 측 지지자 100여명이 모여 “후보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는가 하면 ‘결선 없이 원팀 없다’ 등의 팻말을 들고 사실상 경선에 대한 불복 의사를 강하게 내비쳤다. 이재명 후보가 입장하는 과정에서 이 전 대표 측의 지지자들이 모여들며 충돌을 빚기도 했다.
회동이 이어지는 30분 내내 이 전 대표 측 지지자들은 “사사오입 철회하라”를 연호하며 결선 투표를 요구하며 여전한 갈등의 불씨를 재현했다. 이는 사실상 최종 후보 확정을 좌우한 ‘김두관, 정세균 후보의 중도 사퇴로 인한 무효표’ 처리에 대한 당규 해석에 대한 입장 차이로, 이 전 대표 측 역시 한때 반발했으나 승복 선언을 한 바 있다.
이낙연 전 대표 측 오영훈 의원은 회동 직후 브리핑에서 “이재명 후보가 이낙연 전 대표에게 선대위 참여를 요청했고, 협의 결과 이 전 대표가 선대위 상임고문을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선 후유증이 이어질수록 이재명 후보에게도 모양새가 좋지 못한 상황이다. 이 후보로선 경선 승리의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 직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를 누리지 못한 채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 갇힌 상황이다.
이재명 캠프 측 박찬대 의원은 취재진의 질문에 “지지자들의 마음이 회복되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두 분이 인정하셨다”며 “이 지사도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지지자들로부터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아직 지지자들 간의 상처가 회복되지 않았기에 서로간 마음이 아물 수 있도록 회복하는 시간을 기다려주고 서로 이해하고 안아줘야 한다”고 답했다.
회동 와중에도 이어진 지지자들의 거센 반발과 관련해 양측이 어떠한 언급이 있었냐는 물음에 이 전 대표 캠프 수석대변인을 맡았던 오영훈 의원은 “(이 전 대표와 이 후보가) 같이 걸어나가신 것으로 상황을 이해 부탁드린다”며 갈등 봉합을 바란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전 대표가 수락한 ‘상임고문’직에 대한 전망도 엇갈린다. 일각에선 외곽 지원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오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외곽에서 지원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당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