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환경ㆍ상생 '두 마리 토끼' 잡은 SK지오센트릭…"세계 최대 친환경 도시유전 만든다"

입력 2021-10-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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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분해 전문기업 '에코크레이션'과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 협업

▲뉴에코원 공장 엔지니어가 열분해유 생산 설비를 시험 가동하고 있다. (사진제공=SK지오센트릭)
▲뉴에코원 공장 엔지니어가 열분해유 생산 설비를 시험 가동하고 있다. (사진제공=SK지오센트릭)

군고구마 기계를 닮은 원통형 설비가 느린 속도로 회전하고 있다. 덤프트럭 크기의 통 안에는 10톤 규모의 폐플라스틱이 400도가 넘는 온도에서 가열되고 있다. 그 옆에는 누런색 기름이 배관을 타고 흘러내린다. 버려진 플라스틱에서 새 플라스틱의 원료가 탄생하는 광경이다.

18일 오후 인천에 있는 열분해 전문기업 에코크레이션의 '뉴에코원' 공장에서는 열분해유 설비가 한창 시범 가동 중이었다.

열분해란 폐플라스틱을 열로 분해해 원료를 추출하는 기술을 말한다.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인 납사도 이 과정을 통해 뽑아낼 수 있다.

전범근 에코크레이션 대표는 "하루 평균 폐플라스틱이 10톤 정도 들어오는데 회수율은 6톤 정도"라며 "하루에 한 번 돌리고 한 달 기준으로는 24~25회 정도 가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코크레이션은 독자 기술인 촉매탑을 활용한 촉매제어기술 등 중요 핵심 공정에 바탕을 둔 열분해 플랜트를 개발해 환경부 산하 환경산업기술원의 'NET' 인증도 받았다.

에코크레이션의 폐플라스틱 열분해 기술은 저급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해 고품질 열분해유를 만들어낸다. 수율도 다른 업체보다 높은 수준이다. 열분해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염화수소를 기존 기술과 비교해 80% 줄여 대기오염도 개선했다.

전 대표는 "다른 업체와 비교하면 수율이 20~30% 정도 높다"라며 "디젤 대신 청정원료인 LPG를 사용하고 공정 중에 나오는 가스도 재활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코크레이션은 SK지오센트릭의 친환경 전략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reen Transformation)'과 중소기업과의 상생ㆍ협력을 대표하는 업체기도 하다.

SK지오센트릭은 3월 에코크레이션과 '폐플라스틱 열분해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8월에는 에코크레이션 지분 25%를 확보했다.

SK지오센트릭 관계자는 "차세대 재활용 기술 중 하나인 열분해유 기술과 관련해 국내 중소기업과의 상생ㆍ협업 관점에서 이들이 생산한 열분해유를 도입해 품질을 개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전 대표는 "SK지오센트릭과 100%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원료를 만드는 데 협력하고 있다"며 "최근 열분해유에서 납사를 25% 만드는 것에 성공했는데 내년 여름까지 45%로 높이는 게 목표다. 최종적으로는 50%까지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의 함형택 친환경제품솔루션센터장이 재활용수지를 적용한 단일 재질 친환경 플라스틱 용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SK지오센트릭)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의 함형택 친환경제품솔루션센터장이 재활용수지를 적용한 단일 재질 친환경 플라스틱 용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SK지오센트릭)

"SK지오센트릭은 후처리 기술을 통해 열분해 내 불순물을 처리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다양한 원유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쌓인 노하우가 잘 적용될 수 있었습니다."

대전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에서 만난 함형택 친환경제품솔루션센터장은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에서 SK지오센트릭만의 장점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환경과학기술원은 SK지오센트릭의 '그린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핵심 연구ㆍ개발 거점이다. 대표적으로 환경과학기술원은 플라스틱 순환경제를 구축하기 위한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화학적 재활용이란 화학 반응을 활용해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방법이다. 기계적 재활용과 달리 일반 제품과 품질이 비슷한 것이 특징이다. 열분해 기술도 화학적 재활용의 한 방식이다.

지금까지 열분해유는 염소 등 불순물 때문에 원료유로 쓰기 어려웠다. 환경과학기술원은 SK지오센트릭과 함께 열분해유 속 불순물을 제거하는 후처리 기술을 개발, 적용해 열분해유를 친환경 원료유로 탈바꿈시켰다.

이런 협업을 바탕으로 SK지오센트릭은 폐플라스틱 사업을 투 트랙(Two-track)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선 국내 폐플라스틱 열분해 중소기업들이 생산한 열분해유를 도입하는 방식이다. SK지오센트릭은 지난달 말 국내 최초로 정유ㆍ석유화학 공정의 원료로 투입했다.

자체적인 기술도 확보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 열분해 전문업체 '브라이트 마크'와의 협력이다. 양사는 글로벌 기술과 자체 기술을 결합한 열분해유 공장을 울산에 건설하기로 했다. 연간 20만 톤의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있는 규모로 2024년 상업 가동이 목표다.

환경과학기술원은 이외에도 화학적 재활용의 선진 기술 중 하나인 '해중합 기술' 개발도 추진 중이다.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부가 기계적 재활용 기술과 제품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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