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체험의 장' 야구장 구상 구체화하는 신세계
홈플러스ㆍ롯데백화점, 인력 순환으로 미래 준비
높아진 백신 접종률에 힘입어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대가 머지 않다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유통업계의 시선이 미래로 향하고 있다. 업계는 침체했던 코로나19 시대를 털어내고 미래로 도약할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면세점에선 '희망의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는 전 산업에 걸쳐 타격을 입혔지만 면세업계는 유난히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 해외여행이 제한되며 외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이 뚝 끊긴데다 출국하는 내국인의 발조차 묶인 탓이다.
업황 악화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하자 중소 사업자인 시티면세점, 에스엠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철수했다. 지난 7월엔 신세계면세점 강남점마저 운영을 중단했다.
하지만 냉랭했던 면세점 분위기가 최근 전환 국면을 맞고 있다. 아직 정확한 시기를 예단할 수는 없지만, 정부는 13일부터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를 통해 일상 회복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을 세웠다.
12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면세업계는 최근 신규 면세점 입찰에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무엇보다 입찰 경쟁에 나서는 분위기가 포착된다. 8일 마감된 김해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DF1) 운영자 선정 입찰 신청엔 롯데, 신세계, 신라 등 3개 사업자가 참가했다.
이번 입찰 대상은 김해공항 국제선 2층 출국장의 면세점 DF1(화장품ㆍ향수) 구역이다. 임대 기간은 5년이다. 최대 10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지난해 진행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출국장 면세점 입찰이 세 차례나 유찰됐던 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이에 따라 26일 마감을 앞둔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 3층 출국장(DF1) 면세점 운영자 선정 입찰도 흥행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이번 입찰부터 한국공항공사가 이 구역 임대료 책정을 고정 임대료 방식이 아닌 '매출 연동'으로 바꾸는 점도 입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플랫폼에 대한 투자도 시도되고 있다.
현지 사업 점검 차 미국에 머물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최근 개인 SNS 계정에 텍사스 레인저스 홈구장인 글로브라이프필드 등 현지 야구장 사진을 올렸다. 글로브라이프필드는 2020년 개장한 최신 개폐식 돔구장이다. 정 부회장은 "돔구장 연구중", "야구와 주거, 사무공간, 상업시설의 완벽한 조화"라고 사진에 설명을 달았다.
업계에선 SSG랜더스 구단주인 정 부회장이 '돔구장' 건립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해 미국 방문길에 올랐다는 얘기도 나온다. 실제 그는 3월 "청라에 돔구장 건설에 관한 법령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이 구상 중인 돔구장은 '야구장' 이상의 유통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는 올해 초 야구단 인수 당시 "야구장을 찾는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야구장을 '고객 체험의 장'으로 만들 것이라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실제 야구단 인수 후 신세계그룹은 스타벅스, 노브랜드 버거 등을 야구장에 입점시키고, SSG랜더스 구단을 모티브로 수제맥주와 굿즈 제품을 내놓는 등 야구장을 마케팅 플랫폼으로 톡톡히 활용하고 있다.
다만 신세계그룹은 정 부회장의 행보와 돔구장 건립 등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돔구장 건립은 확정된 사안이 아니고, 개인적인 스터디 차원으로 보면 된다"며 "최근 방문한 구장들이 특징이 있는 곳들이다 보니 (정 부회장이) 참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홈플러스는 재무 구조 개선이라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점포를 활용한 자산 유동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홈플러스는 '인력충원'을 이어가고 있다. 홈플러스는 이달 중 초대졸 공채 등을 통해 점포 인력 250여 명을 추가 충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다.
홈플러스는 올해 회계연도가 시작된 3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950여 명의 본사와 점포 인력을 채용했다. 추가 충원이 이뤄지면, 올해 점포에서만 1000명이 넘는 인력을 충원하게 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롯데쇼핑은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한 인력 순환을 택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창사 42년 만에 근속 2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정직원 4700명 중 40%가 20년 이상 근속 직원이다.
롯데백화점은 구조조정에 대해 "변화를 위한 체질 개선과 인력 순환의 일환"이라고 설명한다. 실제 롯데백화점은 올 상반기 100여 명의 인턴을 채용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추가로 인력을 뽑는다는 계획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