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채 상대적 강세에 BEI 150bp 등정 7년1개월만 최고
외인 선물매도+뉴질랜드 금리인상+박기영 신임 금통위원 매파+개인 손절 등 겹악재
매수주체 실종·악성매물도 쌓여..원화자산 조정, 주식·환율·채권 동반 약세
당분간 상황 변화 어렵다 시장안정이 우선, 그 이후나 방향성 논할수 있을 듯
채권시장이 약세장을 연출했다. 특히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4%에 육박하며 3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오름폭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초기인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컸다. 10년 국채선물 역시 원빅(100틱) 이상 폭락했다.
국고채 30년물과 10년물간 금리역전 폭도 13bp를 돌파하며 3년여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10-3년 금리차도 4개월만에 가장 컸다. 물가채가 상대적으로 강해 국고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150bp대로 올라서 7년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 국채선물 대량매도가 이어졌고,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신임 박기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도 취임인사 등을 통해 매파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말들을 쏟아냈다. 개인 손절까지 가세했다. 코스피가 2900선을 턱걸이 하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고, 원·달러 환율도 1190원을 돌파하는 등 트리플 약세에 원화자산이 조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박기영 금통위원은 취임인사를 통해 “코로나19 상황과 자산시장 과열 문제에서도 볼 수 있듯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재정정책, 거시건전성 정책과의 정책 조합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6일 채권시장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통안2년물은 5.9bp 상승한 1.548%로 2019년 6월11일(1.569%)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고3년물은 6.9bp 오른 1.719%로 2019년 5월13일(1.721%) 이래 가장 높았다. 국고5년물은 9.3bp 올라 2.082%를 보였다. 이 또한 2018년 11월8일(2.087%) 이후 최고치다.
국고10년물은 10.8bp 급등한 2.399%를 보였다. 이는 2018년 10월12일(2.399%) 이후 최고치며, 코로나19 발발 초기인 지난해 3월19일(+15.5bp)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국고20년물은 6.9bp 상승한 2.326%로 2018년 10월10일(2.353%) 이후 가장 높았다. 국고30년물과 50년물은 4.8bp씩 올라 각각 2.267%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각각 6월3일(2.289%)과 6월4일(2.267%) 이후 최고치다. 국고10년 물가채는 5.2bp 상승한 0.897%로 7월9일(0.907%) 이후 가장 높았다.
가계 주택담보대출과 이자율스왑(IRS) 시장 준거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91일물 금리도 오후장 고시에서 1bp 상승한 1.05%에 고시됐다. 지난달 28일 1bp 상승 이후 5거래일만에 추가 상승이다. 이 또한 작년 5월18일(1.05%) 이후 최고치다.
10-3년간 스프레드는 3.9bp 벌어져 68.0bp를 보였다. 이는 6월23일(70.3bp) 이후 최대치다. 30-10년간 금리차는 마이너스(-)13.2bp를 기록해 2018년 11월30일(-13.2bp) 이후 가장 큰 역전폭을 보였다. 30-10년간 금리는 지난달 23일 역전을 허용한 이래 9거래일째 역전상황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BEI는 5.6bp 상승한 150.2bp를 보였다. 이는 2014년 9월12일(151.2bp) 이후 최고치다.
미결제는 34만2459계약을, 거래량은 17만905계약을 보였다. 원월물 미결제 201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50회였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외국인이 8327계약을 순매도해 17거래일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이는 2013년 10월30일부터 12월2일까지 기록한 24거래일연속 순매도 이후 최장 순매도 기록이다. 개인도 3538계약을 순매도했다. 반면, 금융투자는 8093계약을, 투신은 1322계약을 각각 순매수하는 모습이었다.
12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111틱 폭락한 122.55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8년 10월8일(122.34) 이후 최저치다. 장중 저점은 122.42로 역시 2018년 10월8일(122.07) 이후 가장 낮았다. 장중 고점은 123.61이었다. 장중변동폭은 119틱으로 작년 5월28일(163틱) 이후 최대폭이었다.
미결제는 13만8908계약을, 거래량은 8만3596계약을 보였다. 원월물 미결제 5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60회였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개인은 3917계약을 순매도해 4월14일(-4105계약) 이후 일별 최대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도 3078계약을 순매도해 매수 하룻만에 매도전환했다. 반면 금융투자는 3757계약을 순매수했다. 역시 매도 하룻만에 매수반전한 것이다. 은행도 1319계약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국채선물 누적순매수 포지션 추정치를 보면 3선은 8만1250계약으로 7월7일(7만2238계약)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10선은 4만4883계약으로 6월3일(4만3887계약) 이후 가장 적었다.
현선물 이론가의 경우 3선은 저평 16틱을, 10선은 저평 8틱을 각각 기록했다. 3선과 10선간 스프레드 거래는 전혀 없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딜러는 “외국인 선물매도와 뉴질랜드 금리인상, 박기영 신임 금통위원의 매파적 언급, 개인 손절 등 악재가 만발하며 지옥문이 열렸다. 장중 대외금리 상승과 함께 국내금리도 지속적으로 오르는 모습이었다. 3년물은 1.7%, 10년물은 2.4%를 뚫고 신고점을 경신하면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며 “가격메리트가 있었지만 기관별 손실이 누적되고 외국인 매도도 쉬질 않아 의미있는 매수세는 보이지 않았다. 주식과 환율도 망가지면서 원화자산 조정세가 지속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장안정이 우선돼야할 것 같다. 그 이후에나 펀더멘털, 대외환경, 수급을 감안한 전망이 가능할 듯 싶다. 단기반등이 있을수 있지만 악성매물도 많이 쌓여있는 상황이다. 시장안정 및 손절이 마무리된 후에나 정상적인 시장이 될 듯 싶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