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국고채 경쟁입찰에서 10년물 2000억 줄여..모집방식 비경쟁인수 안할 여지 둬
스팁분위기 지속..9월 내내 금리 상승세, 적정 레벨 뚫려 손절물량도
심리회복에 시간 걸릴 듯..절대금리 매력vs글로벌 중앙은행 긴축에 변동성장 진입할 듯
채권시장은 약세를 기록했다. 전날 7거래일만에 강세(국고채 10년물 기준)를 보였던 장이 하루를 버티지 못한 것이다.
특히, 국고채 20년물 이상 초장기물은 일제히 2.2%대로 진입하면서 3개월20일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기물이 상대적으로 약해 일드커브는 스티프닝됐다. 국고채 10년물과 3년물간 금리차는 하룻만에 64bp선까지 벌어졌다. 물가채가 상대적으로 강해 국고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도 3개월20일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외국인 국채선물 매도가 약세장을 견인했다. 외인은 3년선물을 14거래일째, 10년선물을 8거래일째 순매도 중이다. 이는 각각 4년2개월과 1년만에 최장 순매도 기록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과 정은보 금감원장 취임이후 처음으로 열린 재정·통화·금융 당국 수장들의 거시경제금융회의도 매파적(통화긴축)으로 끝났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고 위원장, 정 원장이 참석한 이번 회의결과 금융불균형 완화를 위한 정책조합, 소위 폴리시믹스(policy mix)를 합의했고, 빠른 증가속도를 보이는 가계부채에 대해서도 유의하겠다는 의견을 함께했다.
반면, 기재부 구두개입은 장기물 금리 상승을 저지했다. 김이한 기재부 국채과장은 장중 국고채 30년물과 10년물간 금리차 역전에 대한 우려와 함께 10월 국고채 발행물량을 축소하겠다고 언급했다.
실제, 이날 장마감후 발표된 10월 국고채 발행계획을 보면 경쟁입찰 물량은 9월보다 5000억원 줄어든 10조5000억원으로 결정했다. 특히, 30년물은 이달과 같은 2조8000억원으로 결정한 반면, 10년물은 2000억원 줄인 2조1000억원으로 잡았다.
아울러 모집방식 비경쟁인수를 시장상황과 국고채 발행실적 등을 감안해 시행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실시하지 않을 가능성을 높인 것이다. 이 방식에 의한 발행은 올 8월부터 두달 연속 없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8월 금통위 후 시장금리가 내내 오른 것 같다고 평가했다. 펀더멘털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금리레벨이 과하다는 평가다. 투자심리 회복에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다. 다만, 절대금리 매력과 미국 연준(Fed)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긴축 기조가 대치하면서 변동성장세로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국고10년물은 1.4bp 오른 2.237%를 기록했다. 국고20년물은 2.4bp 오른 2.244%로 6월7일(2.258%)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고 30년물은 3.0bp 올라 2.221%를, 50년물은 3.1bp 상승한 2.221%를 나타냈다. 각각 6월8일(2.222%, 2.223%) 이래 최고치다. 국고10년 물가채는 0.2bp 상승한 0.795%에 거래를 마쳤다.
한은 기준금리(0.75%)와 국고채간 금리차를 보면 3년물과는 84.3bp를, 10년물과는 148.7bp를 보였다. 10-3년간 스프레드는 2.4bp 확대된 64.4bp를 기록했다. 28일엔 64.7bp까지 벌어져 7월9일(65.8bp) 이후 최대치를 경신한 바 있다. 30-10년간 금리차는 마이너스(-)1.6bp를 기록했다. 전장 -3.2bp와 견줘서는 역전폭을 1.6bp 줄인 셈이다. 30-10년간 스프레드는 23일 6개월만(3월19일 -1.5bp)에 역전을 허용한 후 6거래일연속 역전상황을 이어오고 있다.
BEI는 1.2bp 상승한 144.2bp를 기록했다. 이는 6월3일(144.3bp) 최고치다.
미결제는 33만161계약을, 거래량은 17만9460계약을 나타냈다. 원월물 미결제 1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54회를 기록했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외국인은 6780계약을 순매도해 14거래일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이는 2017년 6월21일부터 7월11일까지 기록한 15거래일연속 순매도 이후 최장 순매도 기록이다.
반면, 금융투자는 6800계약을 순매수해 7거래일째 매수대응했다. 이는 5월10일부터 20일까지 기록한 8거래일연속 순매수 이후 최장 순매수 기록이다. 은행도 2483계약을 순매수해 12거래일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이는 신국채선물 재상장이후 역대최장 순매수 기록이다.
12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36틱 하락한 124.21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엔 124.54와 124.13을 오가 장중변동폭은 41틱을 기록했다. 전장(29일) 장중변동폭은 101틱에 달해 3월19일(110틱) 이후 최대폭을 경신하기도 했었다.
미결제는 13만9473계약을, 거래량은 8만7185계약을 보였다. 원월물 미결제 5계약과 거래량 1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63회였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외국인은 7805계약을 순매도했다. 이는 7월15일 8711계약 순매도 이후 2개월만에 일별 최대 순매도 기록이다. 또, 8거래일째 순매도해 작년 8월26일부터 9월4일까지 기록한 8거래일연속 순매도이후 최장 순매도를 보였다.
반면, 금융투자는 4129계약을 순매수해 이틀연속 매수대응했다. 이 또한 7월15일 7127계약 순매수 이후 2개월만에 일별 최대 순매수 기록이다. 은행도 2345계약을 순매수해 7거래일연속 매수세를 지속했다. 이는 작년 6월2일부터 15일까지 보인 10거래일연속 순매수 이후 최장 순매수다.
외국인 국채선물 누적순매수 포지션 추정치를 보면 3선은 9만4745계약으로 10만계약이 무너졌다. 이는 7월19일 8만6647계약 이후 최저치다. 10선은 5만1397계약으로 6월11일 4만9663계약 이후 가장 적었다.
현선물 이론가의 경우 3선은 저평 1틱을, 10선은 저평 9틱을 각각 기록했다. 3선과 10선간 스프레드 거래는 전혀 없었다.
그는 또 “시장은 변동성 국면에 들어온 것 같다. 절대금리와 글로벌 긴축상황이 등락을 거듭할 요인으로 보인다. 매수심리로 돌아서기엔 시간이 다소 필요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딜러는 “금리가 9월 내내 오르기만 했다. 상승폭도 커 30bp 내외로 상승한 것 같다. 8월 기준금리 인상후 외국인 선물매도가 지속됐고, 대외 금리도 상승했다. 시장에서 생각한 적정 레벨 상단이 뚫기고 일부 손절물량도 나오면서 상승폭을 키웠다. 외국인 선물매도는 오늘도 대량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 금리 레벨은 외국인 선물매도가 만들어낸 부분이 상당하다. 통화정책 금리 상승분과 성장, 물가, 대외금리 등등을 감안해도 다소 과한 상승”이라며 “시장 분위기도 위축돼 있다. 외인 매도가 잠잠해지면 좀 진정되면서 적정금리를 찾아갈 듯 싶다. 다만 연말과 결산, 북클로징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움직일 기관이 어느정도 될지는 모르겠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