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가 7일 ‘제6차 미래산업포럼’을 개최하고 국내 조선산업의 현황과 미래준비 실태를 점검했다.
포럼에는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과 주영준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 이병철 한국조선해양플랜트산업협회 상근부회장 등 관련 기관 및 업계 전문가 10여 명이 참석했다.
첫 발제에 나선 김현정 딜로이트컨설팅 부사장은 국내 조선산업의 디지털전환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김 부사장은 “조선산업은 대표적인 중후장대 산업으로 수주부터 인도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밸류체인이 복잡하다는 특성이 있다”라며 “외부변화 수용에 보수적이라 디지털전환 추진이 다소 늦어진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조선산업의 경우 다른 업종에 비해 디지털전환을 빨리 시작했지만, 성과는 부족했다. 딜로이트컨설팅 조사에 따르면 조선산업이 디지털전환을 추진한 기간은 평균 3.4년으로 타 산업 평균(3.1년)에 비해 길지만, 디지털 성숙도는 10점 만점에 4.5점으로 산업 평균인 5.1에 못 미쳤다.
조선산업의 디지털 성숙도를 높이기 위해 ‘데이터 활용도’ 제고가 지적됐다. 김현정 부사장은 “조선산업은 현장에서 개인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작업하는 공정이 많아 데이터 관리에 소홀했다”라며 “앞으로는 수주에서 설계, 건조, 시운전, 사후관리 전반에 데이터 중심 문화가 정착되도록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표는 조선산업의 온실가스 배출 현황과 탄소중립을 주제로 정은미 산업연구원 본부장이 강연했다.
정 본부장은 “조선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선박 건조량과 비례하는 구조”라고 지적하고 “지난 수년간 불황으로 건조량이 감소한 만큼 이 시기를 기준으로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설정되면 조선업계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9월 국회는 국가별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정하면서 2018년 대비 35% 이상 줄이도록 하는 ‘탄소중립기본법’을 통과시켰다. 조선산업의 2018년 건조량 772만 CGT는 역대 최저 수준이지만, 향후 건조량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이를 고려해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산업의 특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전체 산업에서 조선산업이 배출하는 탄소 비중은 0.5%에 불과하고, 배출원도 선박 건조과정에서 필요한 전기나 시운전에 사용되는 연료유, 도장시 사용되는 페인트 등이 대부분이라 감축 여력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장석인 산업기술대 석좌교수는 조선산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선제적 구조전환 지원과 글로벌 기술 표준 마련 등을 주문했다.
장 교수는 “한국 조선산업이 글로벌 선두자리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한발 앞선 산업구조 전환과 미래기술 확보가 절실하다”고 지적하고 “이 부분에서의 제도 정비와 정부 지원을 강화해 줄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