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유럽종양학회(ESMO) 2021에서 RAS 또는 RAF 변이를 가진 고형암 환자 대상 ‘벨바라페닙(belvarafenib)’ 병용투여 요법의 효능과 안전성 결과를 업데이트했다. 벨바라페닙은 RAF 이량체(dimer, type II) 저해제며, 병용투여 약물로 RAS 또는 RAF 신호전달을 억제하는 MEK 저해제인 ‘코비메티닙(cobimetinib)’을 함께 저용량 투여했다.
한미약품은 16일부터 21일(현지시간)까지 열린 ESMO에서 벨바라페닙의 포스터 결과를 발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벨바라페닙 병용투여 결과는 한미약품이 진행하고 있는 국내 임상1b상 결과며, 임상을 주도하는 김태원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한 임상1b상은 RAS 또는 RAF 변이를 가진 고형암 환자 총 118명에게 벨바라페닙과 코비메티닙 또는 EGFR 항체 ‘세툭시맙(cetuximab)’을 병용투여하는 프로토콜로 진행하고 있다. 용량증량 코호트는 19명 용량확장 코호트에는 99명이 참여했다(NCT03284502). 용량확장 코호트에서는 벨바라페닙을 하루 2번 200mg, 코비메티닙을 일주일에 3번 20mg 투여하는 프로토콜로 진행해 안전성, 초기효능, 약동학적 특성 등을 평가했다.
한미약품은 이번 ESMO에서 전체 118명 가운데 17명(14.4%)가 약물 반응을 보였으며, 돌연변이 유형과 암종에 따라 항암 효과를 분석해 발표했다. NRAS 변이 흑색종 19명 환자 중 5명(26.3%)이 부분반응(PR)을 보였고, 8명(42.1%)이 안정병변(SD)에 도달했다. 부분반응을 보인 환자는 모두 이전에 면역억제 치료 이력이 있었다. 무진행생존기간(PFS)의 중간값은 7.3개월로 나타났다.
부분반응 환자 5명 중 4명을 포함한 환자 9명은 분석 시점 기준 투약을 진행중이었다. 최장 반응 지속기간은 18개월 이상이었고, 이 환자들 또한 투약과 반응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BRAF 비정형(non-canonical) 변이 흑색종 환자에서는 5명 중 3명(60%)은 부분반응(PR), 2명은 안정병변(SD)에 도달했다. 또한 BRAF 비정형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2명의 경우 모두 부분 반응(PR)을 보였으며, 1명은 아직 PR 확정 전이다(uPR). BRAF 비정형 변이 고형암 임상에 참여한 14명 중 5명에서도 부분반응(PR)을 보여 최고반응률(BORR)은 35.7%로 나타났으며, 4명이 안정병변(SD)을 보였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피부염(52.5%), 설사(28.0%), 발진(27.1%), 크레아티닌(CPK) 수치 증가(25.4%)였다. 절반 이상의 환자가 벨바라페닙 또는 MEK억제제 휴약을 경험했지만, 복용이 영구 중단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었다. 두 치료제의 약동학적 상호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한미약품이 라이선스 아웃한 혁신 항암신약들이 고무적인 임상 결과들을 토대로 순조롭게 개발되고 있다”며 “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해 혁신 신약들을 빠르게 상용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약품은 로슈 제넨텍(Genentech)에 2016년 벨바라페닙을 라이선스아웃한 바 있다. 벨바라페닙에 대한 국내 임상, 전임상 결과는 올해 6월 네이처(Nature)에 게재된 바 있다(doi: 10.1038/s41586-021-035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