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가양동 CJ 부지 개발에 신세계 그룹이 참여하면서 복합쇼핑몰 ‘스타필드’가 추가될지 관심이 쏠린다. 신세계는 CJ 부지 중 쇼핑몰로 사용하기로 한 공간이 통상의 스타필드나 스타필드시티보다 규모가 작은 데다 위탁운영인 만큼 새 브랜드 론칭을 저울질하고 있다. 고양 스타필드를 비롯해 최근 MOU(업무협약)를 맺은 김포 걸포지구 복합쇼핑몰과 멀지 않다는 점도 스타필드 브랜드 활용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인창개발은 2019년 말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CJ그룹으로부터 약 1조 원을 주고 가양동 92-1번지 부지를 매입했다. 이곳은 CJ가 과거 공장으로 사용하던 곳으로 부지 면적은 10만5762㎡에 달한다.
인창개발은 이 자리에 마곡업무 단지와 유사한 오피스타운(가칭 현대프리미어캠퍼스)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복합쇼핑몰 유치를 위해 5월에는 신세계프라퍼티와 사업 개발 및 위탁 운영에 대한 공동사업 추진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
가양동 CJ공장 부지는 강남 코엑스의 2배에 달해 '제 2의 코엑스'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인창개발은 부지를 총 3개 블록으로 나누고 이중 2개 블록은 지식산업센터와 오피스로 분양·임대하고, 지하에는 상업 시설을 넣기로 했다. 나머지 1개 블록은 업무 및 상업 시설로 임대할 예정인데 이중 일부를 신세계프라퍼티가 복합 쇼핑몰로 운영하게 된다.
인창개발 관계자는 “2개 블럭은 업무시설이 되고, 1개 블럭은 지상층 상부에 업무시설, 지하부터 지상층 저층 일부에 복합쇼핑몰 등 판매 시설이 들어설 것”이라며 “기존에 생각하던 스타필드 규모는 쉽지 않지만 검토는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새 브랜드를 고민하는 것은 상업시설 면적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당초 연면적 20만~45만㎡에 달하는 대형 시설에는 스타필드 명칭을 사용하고, 이보다 작은 10~20만㎡규모와 신도시에 인근 점포에는 ‘스타필드시티’를 붙였다. 더 작은 규모인 역삼동 조선팰리스 호텔 내 쇼핑 공간은 ‘더 샵스 앳 센터필드(THE SHOPS AT CENTERFIELD)'를 명명한 바 있다.
규모로만 보만 ‘더 샵스 앳 센터필드’보다 넓고, ‘스타필드시티’에 보다 가깝지만, 이 또한 자녀가 있는 부부를 타깃으로 신도시 점포에만 사용하기로 해 오피스 타운인 가양동 CJ부지 개발과는 성격이 맞지 않는다.
게다가 인근 김포에 복합쇼핑시설을 건립하기로 한 점도 부담이다. CJ 가양동 부지는 스타필드 고양과 직선거리 10㎞에 불과한데, 이에 더해 신세계프라퍼티는 이번주(14일) 김포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걸포4지구 도시개발사업 부지에 복합쇼핑을 건립하기로 했다. 2026년 완공 목표인 걸포4지구 개발사업은 가양동 CJ부지와는 직선거리 15㎞ 내외다.
걸포4지구는 2017년 민간사업자 공모를 통해 김포도시관리공사가 개발 중인 곳으로 복합쇼핑시설이 들어설 부지면적은 약 6만6000㎡다. 스타필드하남의 부지면적 11만7990㎡(연면적 45만9498㎡)와 스타필드고양의 부지면적은 9만1000㎡보다 조금 작다. 스타필드시티 위례(부지면적 1만8000㎡)보다는 크다. 걸포지구의 부지 인수 여부와 브랜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런 사정 때문에 가양동 CJ부지는 스타필드가 아닌 새로운 브랜드로 꾸밀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실제 인창개발이 개발하고 신세세계프라퍼티가 참여하는 파주 운정의 주상복합용지 쇼핑몰에는 최근 ‘스타필드 빌리지’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확정했다.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가양동 CJ 부지를 스타필드 대신 다른 브랜드로 꾸밀지 시장 조사 중이며 오피스와 복합쇼핑몰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명칭으로 결정할 것”이라며 “김포는 현재 MOU 단계로 위탁 개발 여부 등 사업 방식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현재 하남점과 코엑스점, 고양점, 안성점 등 총 4곳의 스타필드와 위례, 부천, 명지 등 3개의 스타필드 시티를 운영 중이다. 이르면 2023년 수원 화서역 인근에 스타필드 수원점을 오픈하고, 창원점도 이르면 연내 착공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동서울터미널과 파주 운정 지구에도 복합쇼핑몰을 추진 중이며, 야구단 SSG랜더스의 돔구장과 연계한 청라 스타필드와 경기도 화성의 테마파크에도 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동서울터미널점의 경우 2019년 신세계 동서울PFV를 설립하고 한진중공업으로부터 부지를 매입한 후 최근 입주민이 제기한 건물명도소송 상고심에서 대법원이 심리불속행 결정을 내리면서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