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최대 승부처인 호남에서의 경선을 앞두고 후보 지형이 흔들리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1강이 유지되고는 있지만, 2위인 이낙연 전 대표가 전남 출신 강점에다 전북 출신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사퇴로 인해 지지세가 더욱 결집되면서다.
이 지사는 지난 12일 강원 경선까지 그동안의 지역 경선과 1차 슈퍼위크 국민선거인단 투표까지 모두 과반을 넘는 득표를 했다. 이에 이재명 캠프에서도 13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연 정례브리핑에서 향후 경선에서도 과반 이상 득표해 결선투표 없는 대선후보 조기 결정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것이다.
다만 권리당원 비중이 가장 큰 호남의 경선이 오는 25~26일로 다가와 긴장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대세론을 부각시키며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 전략본부장이자 전북 전주갑 지역구 민형배 의원은 “호남 경선에 특별한 대책을 묻는데 그럴 요소가 있지 않다. 큰 흐름에 변화가 없는데 특별한 대응을 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다 이날 발생한 변수가 정 전 총리의 전격 사퇴다. 이 전 대표 지지 선언을 하진 않았지만 호남 경선을 앞두고 사퇴했기에 정 전 총리에 대한 호남 지지세가 전남 출신인 이 전 대표로 향할 수 있다는 예상이 가능해서다.
이에 이 지사도 같은 날 광주·전남 공약 발표 후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정세균 후보는 2008~2010년 당 대표를 할 때 제가 당 상근대변인으로서 모시던 분으로 식구라고 할 수 있다”며 이 전 대표 지지 선언을 안 했다는 점에서 유불리를 어떻게 보는지 묻는 말에는 “계산할 상황이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정 전 총리의 호남 지지세 이동을 신경 쓴 발언으로 읽힌다.
이 지사의 발언에서 묻어나는 조바심처럼 캠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캠프원이 정 전 총리 기자회견 동향을 직접 살피기도 했다. 한 캠프 관계자는 “정 전 총리 사퇴에 광주·전남 공약이 묻힌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 전 대표는 국회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거듭 강조하며 호남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이날 당원들을 향한 입장문을 내고 “경선은 될 것 같은 사람이 아니라 대통령이 돼야 할 사람을 뽑는 과정이다. 2002년 호남이 위대했던 이유는 될 것 같은 이인제 후보가 아니라 대통령이 돼야 할 노무현 후보를 선택했기 때문”이라며 “저는 의원직을 던져 가진 건 없고 대선 승리를 위한 절실함뿐”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대통령은 불과 1.6% 차이로, 노무현 대통령은 2.3% 차이로 이겼다. 문재인 대통령은 촛불혁명이 있었지만 41.1%였다. 세 분 모두 흠 없는 후보였기에 어렵게나마 이겼다”며 “이번 대선도 민주당의 선택은 명확하다. 민주당답게 흠 없는 후보를 내세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가 형수를 향한 욕설과 배우 김부선 씨와의 스캔들 등 구설수가 많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부각시키려는 의도다. 관련해 캠프 핵심관계자는 “그런 일이 왜 발생했는지 전후를 보면 도덕적 문제로만 이야기할 수 없어 이를 비판만 하는 건 호소력이 있지 않다고 본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