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직을 내려놨다. 오는 25~26일 호남 경선을 앞두고서다. 이를 두고 수혜를 보는 건 이낙연 전 대표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 전 총리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이제 평당원으로 돌아가 하나 되는 민주당,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사퇴의 변을 밝혔다.
전북 출신인 정 전 총리는 전남지사를 지낸 이 전 대표와 함께 호남 경선에서 강점을 지닌 후보로 평가돼왔다. 첫 호남 출신 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두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것도 이런 이유다.
이는 경쟁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에서도 상정해왔다. 이재명 캠프 조직본부장인 전북 전주갑 지역구 김윤덕 의원은 같은 날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북은 모후보(정 전 총리)의 연고지라는 점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언급했다.
이 지사가 1위 후보임에도 이처럼 긴장을 늦출 수 없던 건 호남이 민주당 권리당원 비중이 가장 큰 곳이라 경선 승부처로 꼽혀서다. 이에 이재명 캠프에서 정 전 총리 사퇴 동향을 직접 살피기도 했다.
결국 호남 경선을 치르기 전에 정 전 총리가 사퇴함에 따라 이 전 대표에 호남 표심이 기울 가능성이 생겼다. 사실상 단일화 효과가 발생하면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이 전 대표를 고려해 호남 경선 전에 사퇴했는지 묻는 질문이 나왔다. 정 전 총리는 “제 결정은 민주당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결정이다.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을 아꼈다.
일각에선 인위적 단일화보다 중도 사퇴가 이 전 대표로의 결집 효과는 더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단일화 했다면 호남+호남이라 확장성 문제제기가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그간 이낙연 캠프에서도 정 전 총리의 공개 지지선언을 통한 흡수가 이상적이라는 바람을 공공연히 내비쳐왔다. 지지선언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정 전 총리 사퇴만으로 호남 경선에서 이 전 대표는 어느 정도 상승효과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