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가능성 커진 원미동 일대…김경협 "아파트라도 하나 받고 싶어"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역구인 경기도 부천시의 토지 매입을 신고하지 않아 부동산거래신고법 위반 혐의로 기소 의견 검찰 송치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천시 원미동에 거주하지 않는 낡은 연립주택도 장기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발표한 재산신고내역에서 김 의원은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원미동에 전용면적 51.24㎡ 규모의 연립주택(부흥)을 보유하고 있다. 과거 뉴타운 조성 직후 사들인 후 10년째 보유하며 거주하진 않고 같은 지역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다.
해당 연립주택은 부흥시장과 연결된 곳으로 재건축 사업 추진을 눈앞에 두고 있어 시세차익 기대감이 퍼져 있다.
김 의원 연립주택 인근에 사는 한 주민은 "이곳에서 10년간 살았으며 빨리 재건축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김 의원 역시 개발 기대감이 있으니 오래전 옆집을 사놓고 안 팔고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김 의원의 연립주택은 2년째 비어 있다.
원미동 일대는 2009년 뉴타운으로 지정되며 재개발이 본격화됐다. 당시 경기도는 원미동을 비롯한 춘의동, 심곡동, 소사동 일대 191만㎡에 대한 재정비촉진계획을 발표하며 완료 시점을 2020년으로 잡았다. 이듬해 뉴타운 조합설립 인가를 받으며 해당 사업은 탄력을 받았다. 김 의원은 2011년 4월 이 지역 연립주택을 취득한 것이다.
이후 김 의원은 19대 총선에서 '뉴타운 재개발 후속대책'을 공약으로 내걸며 정치권 입성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부흥시장 상인들의 반대로 2014년 조합 해산과 함께 뉴타운 조성은 물거품이 됐다. 이후 김 의원은 3선을 이어가며 이 지역 발전, 개발을 위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다.
부천시는 2017년부터 원미동의 경기도형 도시재생사업을 오랜 기간 추진하고 있다. 또 김 의원이 보유 중인 연립주택이 위치한 이곳에서 '부흥·유림연립 가로주택정비사업(소규모 재건축)'도 진행되고 있다. 부천시에서도 사업성 분석 등의 도움을 줬다. 가로주택정비사업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말까지 해당 주민 50%가 재건축 사업에 동의했으며 앞으로 3개월 이내에 70%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김 의원의 경우 대리인(보좌진)을 통해 동의서를 제일 마지막에 낼 것이라고 전해왔다"면서 "동의서는 빨리 내지 않으면서 사업 진행 과정, 관련 정보에 대해선 간간이 물어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오히려 "부흥시장 상인들이 반대를 할 텐데 일정 수준의 동의를 받아내려면 다 쓰러져가는 연립주택, 인근 시장 등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위험 요소를 없애는 게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아무도 추진하는 이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조합 존재에 대해선 "금시초문"이라고 했다.
아파트라도 들어서려면 사실상 주변 정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실제로도 김 의원은 "재건축이 되면 아파트라도 하나 받아볼까 했지만, 아직까진 제대로 되지 않고 있어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김 의원의 토지 매입 미신고에 대해 검찰에서 기소하면 당헌·당규에 따라 당직을 정지시키고 윤리심판원에 회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탈당 권유를 했던 국민권익위원회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와는 다른 성격이라고 선을 그으며 징계 수준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김 의원은 지난해 6월 18일 전 노동부 장관 명의 부천시 역곡동 419번지 밭 668㎡에 근저당권 설정으로 토지를 보유했지만 부동산 거래 신고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토지는 역곡 공공주택지구으로 2018년 12월 26일부터 올해 12월 25일까지 토지거래 제한구역으로 지정돼 거래를 위해선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농업인 자격을 갖추지 못해 토지거래 허가가 안 나와서 매매가 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