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방문판매업체 '아쉬세븐(ASHE7)'에서 사기 의혹이 불거졌다. 이 회사는 올해 초 상장사 센트럴인사이트 최대주주에 올라선 회사다.
9일 이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최근 경찰은 아쉬세븐 서울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아쉬세븐 조합원 20여 명이 예산과 천안ㆍ안양ㆍ송파 등에서 회사에 불법 혐의가 있다며, 잇따라 형사고소해 수사가 시작된 것이다. 지난달 초에는 아쉬세븐 회원 500여 명은 법무법인 혜안과 강남을 선임해 소송 준비에 나섰다. 주요 혐의는 방문판매법 위반ㆍ유사수신ㆍ사기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아쉬세븐이 유의미한 사업구조 없이 후행 투자 자금으로 선행 투자자 원금과 수익을 지급해 돌려막는 일명 '폰지사기'를 벌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아쉬세븐은 2014년 설립된 화장품 업체로 이때부터 올해까지 약 8년에 걸쳐 전국에 34곳의 지부와 4500여 명의 회원을 두고 영업해왔다. 이들은 자사의 화장품을 조합원에게 팔고, 이를 다시 위탁받아 판매해 발생하는 수익을 지급하겠다며 조합원을 끌어모았다. 일부 조합원은 신규 가입자 모집이 다단계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한다. 아쉬세븐은 방문판매업 신고만 했을 뿐 다단계 영업신고는 하지 않았다.
명목은 화장품 판매와 위탁 두 가지 과정을 거치도록했지만, 약 5년 전부터 현물은 움직이지 않고 서류상으로만 판매와 위탁이 이뤄졌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몇 가지 서류를 작성한 뒤 돈을 보내면 일정 기간마다 수익금과 원금이 나오는 구조였던 셈이다.
아쉬세븐 측에 따르면 지점별로 차이가 있지만 수익은 5개월에 약 17% 수준이다. 일부 조합원은 아쉬세븐이 올해 1월부터 일부 지점에서 4개월여 만에 50~100% 수준의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를 받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올해 4월부터 원금과 수익금 지급이 중단되며 문제가 불거졌다. 투자자들이 약속된 수익금과 원금을 되돌려받지 못하자 소송에 나선 것이다.
전병덕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는 "이 사건의 피해액은 수천억 원에 이를 것이란 의견도 있다"며 "정확한 피해금액은 수사과정에서 밝혀지겠지만, 만약 그렇게 되면 역대 금융사고 중에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사건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정확한 전체 피해액 추정은 어려운 상황이다. 거래에 참여한 조합원이 수천 명에 달하는 데다 아쉬세븐이 매출을 정확히 공개하지 않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아쉬세븐의 매출액은 130억 원에 불과하다. 아쉬세븐 측도 전체 매출액이나 소송금액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현재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장부와 명부 등 자료를 바탕으로 실제 피해 금액을 확인하고 있다.
아쉬세븐 측은 관련 의혹을 전면부인하고 있다. 원금을 보장(유사수신 혐의)한 적이 없으며, 다단계 방식으로 영업하지 않았고 사기 혐의 역시 회원들을 기망할 의도가 없었기 때문에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아쉬세븐 관계자는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법원에서 따져질 문제라고 본다"며 "회원 모두가 고소를 한 것은 아니며 수사기관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피해금액 추정에 대해서도 "피해액의 정의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수천억 원대에 이른다는 주장은) 2014년부터 현재까지 매출을 모두 합쳐서 따진 것 아닌가 싶다"고 반박했다.
한편, 아쉬세븐은 올해 1월 12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상장사 센트럴인사이트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엄모 대표는 최대주주 등극 직후 센트럴인사이트 대표로 선임됐으나 곧 배임ㆍ횡령 등의 혐의가 불거졌다가 최근 소가 취하됐다. 현재 센트럴인사이트는 감사의견 거절로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