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사람이 아닌 아파트 주민을 소개합니다

입력 2021-09-0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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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재식의 아파트 생물학/ 곽재식 지음/ 북트리거 펴냄/ 1만6800원

아파트에는 사람만 사는 게 아니다. 소나무, 철쭉, 고양이와 같이 근처에 터를 잡은 생물뿐 아니라 개미, 집먼지진드기, 아메바, 코로나바이러스에 이르기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다양한 존재들이 함께 살아간다. 아파트를 만든 '사람'조차도 이런 생태계 속에서 여러 생물에게 깊은 영향을 받고 있다.

책은 평범하게 지나치던 바로 내 곁, 내 집에서도 얼마든지 더 알고 싶은 것들을 찾아볼 수 있다는 SF 소설가이자 공학박사인 저자의 호기심에서 출발한다. 오랜 시간 화학 업계에서 종사한 그는 수많은 화학 실험을 접하면서 물벼룩이나 아메바 같은 친숙하지 않은 실험 생물들 말고도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생물들이 달라지는 환경에 따라 서로 어떠한 영향을 주고받는지 조사하고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현대 도시의 독특한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는 주거 공간, 아파트에 주목해 '생물학 탐사'에 나선다.

청설모 같은 작은 동물들이 솔 씨를 땅에 파묻고 잊어버리는 안타까운 건망증을 앓는 덕분에 소나무가 세상에 퍼져 나가고 있다면? 매일 밤 지친 몸을 누이고 잠드는 침대 위에서 집먼지진드기가 남몰래 신혼 파티를 벌이고 있다면? 사실은 세균이 지구를 오래도록 지배해 왔다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람들의 일상을 바꾸어 아파트를 짓도록 조종했다면?

아파트 주변에 사는 여러 생물은 생태계의 연관 관계 속에서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자신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까지 바꿔놨다. 이들이 어떻게 아파트로 흘러들었는지, 도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어떠한 생존 전략을 택했는지 찬찬히 살피다 보면 그간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불, 방바닥, 엘리베이터, 복도, 화단, 아파트 단지에 이르기까지 평소 무심코 지나치던 무채색 풍경 속에서 사랑스럽고도 기묘한 생물의 흔적을 찾아 나서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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