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이 많은 한 청년이 있었다. 그는 고소공포증이 심해 육교를 올라가는 것조차 무서워했다. 수영을 배워본 적도 없었다. 물속에 머리를 담글 때마다 두려움에 몸부림쳤다. 운동을 좋아하지 않았다. 숨차고 땀 흘리는 것을 싫어했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다 중퇴했다. 작은 과외 교실을 운영하며 아이들을 가르쳤다. 가끔 책을 읽거나 글을 썼다. 특수부대와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삶이었다.
그랬던 그가 돌연 배낭을 싸서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로 떠나 800㎞를 걷고 귀국한다. 그 길로 그는 배낭을 멘 채 해군 훈련소로 향한다. 자그마치 400㎞를 더 걸어 입대한다. 삼천리를 두 다리로 걸어 도달한 그곳에서, 그는 UDT라는 새로운 꿈을 꾼다. 그리고 악명 높은 UDT 초급반을 비롯한 세 번의 군사 교육에서 내리 수석을 차지한다.
저자는 UDT를 경험했고, 경험해야 했던 삶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폭염 속에서 구보하고, 때로는 드넓은 바다를 헤엄치기도 했던 이야기 그리고 일주일씩 안 자고 안 먹는 일명 '지옥주', '생식주'까지 상세하게 담았다.
책은 UDT 훈련 수기가 아니다. 그가 UDT 대원이 돼가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삶을 마주할 용기, 극한의 상황을 이겨낼 자신감이 생긴다. 저자의 메시지는 '내가 됐으니 너도 된다. 잘할 수 있다. 우리를 가라앉히는 것은 물이 아니라 우리의 정신이다'라는 말에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