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누런 봉투' 통닭이 '치느님'이 될 때까지

입력 2021-08-1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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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소한 것들의 현대사/ 김태권 지음/ 한겨레출판사 펴냄/ 2만 원

책은 치킨, 피시통신, 베스트셀러 등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접하고 즐기는 '사소한 것들'을 통해 무겁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현대사를 쉽고 재미있게 들려준다. 여성, 엘지비티(LGBT), 탈모인 등 소수자들의 눈으로 바라본 역사기도 하다.

예컨대 생리를 '맑고, 깨끗하게'만 그렸던 생리대 광고, '모든 여자는 공주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던 화장품 광고의 변화를 통해 여성 인권의 변화를 읽는다.

1장 '문화: ‘누런 봉투’ 통닭이 ‘치느님’이 될 때까지'는 우리가 사랑했고, 우리를 매혹시켰던 추억 속의 '사소한 것들'을 통해 지금의 우리를 말한다. 이를테면 '치느님'을 통해 음식 문화의 다양성 부족을 짚는다.

'전설의 투수' 김태원이 차린 치킨집이 망한 일화를 통해 치킨 시장의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보여준 뒤 경쟁 과열의 근본 원인이 몇몇 업체의 닭고기 독점에 있음을 지적하는 식이다. 김태권 만화가는 이 때문에 몇몇 업체가 우리의 입맛을 지배하고, 미식의 기본인 맛의 다양성이 보장되지 못한다고 꼬집는다.

현대사가 크고 무거운 것이며, 평범한 사람들은 역사 속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는 통념을 뒤흔든다. 좀처럼 역사서술의 소재로 여겨지지 않던 것들도 '역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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