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올해 미국 현지판매가 사상 처음으로 연간 70만 대 고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최대치였던 2019년 판매를 무려 20%나 웃돌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1일(현지시간) 기아 미국법인이 밝힌 8월 누적판매는 현지생산(조지아 공장)분과 국내생산 수출분을 포함, 총 50만2619대에 달했다. 지난해 8월 누적판매(37만2831대) 대비 무려 35.0% 증가한 규모다.
8월 판매는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 탓에 주력 모델 쏘렌토와 셀토스 판매가 반 토막이 났다. 작년 같은 기간(5만7015대)보다 약 5% 줄어든 5만4009대에 머물렀지만, 누적 판매치는 전년 실적을 크게 앞서고 있다.
이날 기아 미국 법인 역시 8월 판매가 집계되자마자 “올해 들어 월평균 6만2000대 이상을 판매 중”이라며 고무된 논조를 가득 담아 판매 실적을 발표했다.
실제로 8월 누적판매 기준이 50만 대를 넘어서면서 올해 기아의 미국 판매는 역대 최대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에서 생산하는 대형 SUV ‘텔루라이드’는 꾸준히 월 판매 7000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셀토스와 스포티지, 쏘렌토로 이어진, 이른바 이니셜 ‘S’로 시작하는 SUV 제품군도 매달 7000~8000대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디자인에서 호평을 받는 신형 K5 역시 올해 들어 월평균 8000대, 준중형 세단 K3(현지명 포르테)는 매달 1만 대씩 팔리는 효자 모델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한다면 기아는 올해 처음으로 ‘미국 판매 70만 대’ 고지에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8월 누적판매가 이미 50만 대를 훌쩍 넘어섰고, 월평균 6만2000대가 팔리는 것을 고려하면 2021년 총 판매는 약 72만 대, 최대 76만 대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기아 내부에서 나온다.
이는 이제껏 최고 기록이었던 2019년 연간 판매(61만5338대)를 무려 20% 이상 뛰어넘는 규모다.
추가적인 반도체 부족과 자연재해 등 일련의 ‘돌발 변수’만 아니라면 올해 ‘미국 판매 신기록’은 기정사실로 여겨진다.
이런 호실적의 배경에는 신차 효과 이외에도 뛰어난 내구성과 품질이 한몫을 차지했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J.D.Power)가 지난달 31일 밝힌 ‘차급별 최우수 품질’ 차종에서 제네시스(G80)와 현대차(엑센트)가 각각 1차종씩 선정됐다. 이와 달리 기아는 쏘울과 K3, 스포티지, 텔루라이드, 카니발 등 무려 5차종이 이름을 올렸다.
J.D.파워가 조사한 재구매 비율 역시 기아가 52.2%를 기록하며 6위에 올랐다. 51.1% 수준인 7위 현대차보다 높은 순위다.
기아 고위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의 특성상 제품 라이프사이클(교체주기)이 5년 안팎으로 긴 편이어서 성장기만큼 위축기도 긴 편이다”라고 말하고 “최근 현지에서 이어진 상승세를 얼마나 지속할 수 있는지, 또 이런 효과를 다른 지역까지 얼마나 확대할 수 있는지가 오히려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