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화이트 바이오산업 기술 수준이 미국과 3년 이상 격차가 있으며 특허 및 논문의 질적 경쟁력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화이트 바이오산업 현황과 과제’를 분석하고, 세계 화이트 바이오산업 시장 선점과 우리나라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부의 예산 및 정책지원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화이트 바이오산업은 바이오(생명공학) 기술이 접목된 친환경 화학ㆍ에너지 산업으로, 옥수수ㆍ콩ㆍ목재류 등 재생 가능한 식물자원을 원료로 화학제품 또는 바이오 연료 등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시장조사업체 어드로이트 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화이트 바이오산업 시장은 연평균 10.1% 성장해 2019년 2378억 달러(한화 약 281조 원)에서 2028년에는 약 5609억 달러(한화 약 662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해 세계 반도체 예상 매출액 규모인 5509억 달러(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 8월 전망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 갈 길이 멀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2020년 기술수준평가’에 따르면 한국의 화이트 바이오산업 관련 핵심 기술의 경쟁력은 미국 대비 각각 3년, 4년의 격차가 있다. EU, 일본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며 미국의 경쟁력을 100으로 볼 때 78~85%에 그친다.
화이트 바이오 기술 관련 특허 및 논문의 피인용 건수로 산출한 영향력 지수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 바이오 소재 기술의 경우 2013~2017년 우리나라의 특허 영향력은 0.7에 그쳐 미국(2.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2014~2019년 논문 영향력(7.9)도 EU(10.3), 미국(10.2)에 비해 낮았다.
우리 정부도 ‘화이트 바이오산업 활성화 전략(’20.12월)’ 등을 발표하는 등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전경련은 산업 형성 초기 단계로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민간의 화이트 바이오 연구ㆍ개발(R&D)에 대한 세제 지원을 포함해 인센티브 설계와 제품의 실용화 및 사용 확대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바이오산업 전반에 대한 정부 R&D 투자 확대는 물론 화이트 바이오 분야의 지원예산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021년도 생명공학육성시행계획’에 따르면, 올해 화이트 바이오 분야에 대한 정부의 R&D 투자는 전체 바이오 예산의 2.8% 수준인 831억 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화이트 바이오산업은 국가 친환경 경쟁력의 기반으로 중요성이 크지만, 기술 수준이 취약하고 R&D 불확실성이 높아 정부의 정책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바이오와 화학 분야의 융합 인재를 양성하고, 화이트 바이오 신기술의 신속한 실용화를 위한 규제 완화와 국내시장 활성화 방안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