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가 27일 국방 포럼 발족 행사에 참여해 야권 대선 주자 지지율 2위로 자신의 뒤를 바짝 쫓는 홍준표 후보에 대한 답변을 회피했다. 홍 후보는 최근 호남과 20·30대 등 국민의힘의 기존 지지기반이 아닌 곳으로 세력을 확장하며 지지율 역전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국방포럼' 발족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홍 후보가 지지율이 빨리 올라온다'는 말에 "거기에 대한 논의는 이 자리에서 적절하지 않다"며 답을 피했다.
윤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홍 후보에게 추격을 당하는 상황이다. 홍 후보는 여러 조사에서 상승세를 보이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전날 알앤써치가 MBN과 매일경제 의뢰로 23일부터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114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공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9%포인트(P)) 결과에서도 범야권 후보군에서 윤 후보는 1위를 기록했지만, 첫 조사보다 9.3%P 가까이 떨어진 28.6%로 나타났다. 반면 홍 후보는 20.9%로 치고 올라오며 27.6%P에 달했던 윤 후보와 격차를 7.7%P까지 좁혔다.
같은 날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23일부터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남녀 20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8월 4주차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P))에서도 홍 후보는 범야권 후보 결과에서 4.8%P 상승하며 20.2%를 기록했다. 1위인 윤 후보도 1.4%P 올라 28.6%로 나타났지만, 홍 의원과 격차는 줄었다.
주목할 점은 홍 후보의 지지 기반이다. 알앤써치 조사에서 홍 후보는 호남과 20·30에서 모두 윤 후보에 우세한 결과를 보였다. 호남에선 홍 후보가 21.2%, 윤 후보는 16.4%로 나타났고 18세 이상 20대에서 홍 후보는 27.1%, 윤 후보는 18%, 30대에선 홍 후보 24.2%, 윤 후보가 22.5%를 기록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 주된 지지층이 아닌 호남과 20·30에서 홍 후보가 윤 후보에 앞서는 배경에는 홍 후보가 최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결을 같이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홍 후보의 최근 발언을 보면 '이준석은 당의 어른'이라고 할 정도로 대표 편에 선다"며 "20·30에서 지지율이 오르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홍 후보는 25일 비전발표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20·30대와 40대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차기 대선에서 우리가 이길 수 없다"며 "그래서 지난 1년 동안 거기에 역점을 두고 선거운동을 해왔다"고 얘기했다. 이어 "50·60대는 어차피 우리 쪽으로 돌아올 분들이시고 20~40대를 잡는 그런 정책 개봘과 정치 활동이 대선을 돌파하는 데에 가장 좋다"고 덧붙였다.
홍 후보 캠프는 시간은 홍 후보 편이라며 20·30대의 표심을 얻어 추석 전까지 지지율 역전을 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여명 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윤 후보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맞서 싸울 때 모습 이외에 사실 보여주고 있는 것이 없다"며 "(홍 후보는) 시간이 지날수록 지지율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장 선거 때도 그렇고 이 대표 선거 때도 그렇고 MZ세대가 앞에서 견인해가는 돌풍이 결국엔 TK와 어르신들 표까지 따라붙게 만들었는데 그런 걸 노릴 것"이라고 얘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