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른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연장 조치에 직격탄을 맞게 된 자영업자들이 부산에서 심야 게릴라 차량 시위에 나섰다. 지난달 서울에서 두 차례의 차량 시위가 있었지만, 비수도권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자영업자 300여 명은 25일 오후 11시 30분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 주차장에서 차량 시위를 시작했다.
비대위 측은 이날 낮에 차량 시위를 예고했지만, 시위 장소는 공개하지 않다가 시작 1시간 전 회원들에게 긴급 공지했다. 집결 시간이 가까워지자 차량 70여 대가 주차장에 모였다.
이들은 삼락생태공원에서 출발해 부산시청 앞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빗길에 저속으로 운행하면서 비상등을 일제히 켜고 줄지어 이동하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비대위 측은 이동하는 중간에 합류한 자영업자들이 많아 총 650대가 집결한 것으로 추정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 비율이 20%에 불과한 자영업 시설만을 규제하는 기존의 거리두기 철회는 물론 매출과 직결되는 영업시간 연장을 강하게 주장해 왔다”면서 “그런데도 중대본이 기존 4단계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오히려 영업시간을 오후 9시로 제한한 것은 자영업자는 더는 국민이 아니라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영업자가 정부로부터 철저히 무시당하는 현실을 인식함으로써 자영업자가 하나로 뭉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선거에서 나온 700만 자영업자의 민심을 전혀 읽지 못하는 정부에 대한 경고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비대위는 “정부 방역수칙을 확진자 수가 아닌 치명률을 기반으로 바꾸고, 업종별 확진자 수 발생 비율 분석을 기반으로 한 업종별 방역수칙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날 경찰은 만일에 대비해 6개 중대를 배치하고 해산을 촉구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가 공공의 질서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행위로 판단하고, 주최자나 참가자에 대해서는 감염병예방법 집시법 등 위반으로 대처한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비대위 관계자는 “부산 차량 시위를 안전하게 마치고 26일에는 경남지역으로 이동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