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플러스ㆍ람다 등 변이 속출
백신 수급난에 접종률 제자리
전파력이 강한 델타형(인도형)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 지배종이 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2차례 예방접종한 후에도 감염되는 ‘돌파감염’ 사례도 증가세를 보여 ‘집단면역 불가능’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1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223명 발생해 처음으로 2000명을 넘어섰다. 확진자 급증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오후 2시(집계시점) 기준으로 미국에선 10만2572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예방접종 완료율이 60%에 육박하는 영국도 최근 마스크 규제를 풀었다가 델타 변이의 습격을 받았다. 이날 확진자만 2만3339명이다. 접종률이 60%를 넘고, 부스터샷(추가 접종)까지 시작한 이스라엘에서도 416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대체로 델타 변이 유행 이후 백신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문제는 델타 변이뿐만 아니라 델타 플러스 변이와 람다 변이, B.1.621 등 변이종도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시험을 이끈 앤드루 폴러드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10일(현지시간) “백신을 맞아도 델타 변이 감염이 계속될 것이라서 집단면역은 가능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국내에선 선행 확진자 접촉에 따른 감염이 끊이지 않으면서 거리두기 3단계 지역은 4단계 지역의 여행·유흥 등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로 확진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거리두기에 대한 수용도 저하와 시설·개인의 자발성에 기댄 방역 실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등교 개학을 앞둔 교육 현장에서도 비상이 걸렸다. 가족 간 전파를 통해 코로나19가 학교에 유입되면 2학기에도 비대면 수업 진행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8월 백신 공급 일정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모더나 백신은 애초 850만 회분 공급이 예정됐지만 생산 문제로 모더나 측이 계약분의 절반 이하만 8월 중 공급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백신 부족은 백신 주요 생산국들이 부스터샷을 하면서 전 세계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어 물량 확보가 쉽지 않다.
백신 공급이 정상화해도 돌파감염에 대한 우려가 남는다. 5일 기준 국내 예방접종 완료자 중 돌파감염 추정 사례는 1540명, 돌파감염률은 0.02% 수준이지만, 일부 시설에선 접종 완료자 수십 명이 집단감염됐다. 기존 델타 변이보다 면역 회피율이 센 새 변이주가 유행한다면 백신조차 무용지물이 된다. 치료제가 나올 때까진 유행이 계속될 수밖에 없단 의미다. 새 변이가 유입되기 전에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그러기엔 접종 속도가 더디다. 11일 0시 기준 접종률은 1차 이상 42.1%, 접종 완료 15.7%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