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가까이 판권 쥔 광동제약… 삼다수, 전체 매출 30% 차지
코카콜라 등 사업 시너지 효과 기대하는 LG생활건강 유력후보
생수 브랜드 1위인 제주 삼다수(이하 삼다수)의 판권을 쥐기 위한 물밑 경쟁이 벌써부터 치열하다.
오랜 기간 삼다수 소매유통 판권을 보유해온 광동제약의 계약 만료일이 올 연말로 예정된 가운데 광동제약이 재계약을 이어갈지, LG생활건강 등 다른 후보가 새롭게 판권을 따낼지 삼다수 판권 향방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제주 삼다수의 소매유통 판권 계약 만료일이 12월로 다가오면서 삼다수 판권과 관련한 절차가 시작됐다. 생수 브랜드 점유율 1위 자리를 23년째 이어온 만큼 제주 삼다수의 소매 유통 판권을 따낼 경우 얻게 되는 상징성과 매출 프리미엄이 상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제주개발공사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에 입찰공고를 내고 이달 말까지 접수 신청을 받고 있다. 이르면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등 결과가 다음 달에 날 수도 있다"라면서 "생수 1등 브랜드이다 보니 관심은 많을 것 같지만 현재로선 어떤 기업들이 접수할지 좀더 지켜봐야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삼다수는 광동제약과 LG생활건강이 각각 소매용 제품, 비소매ㆍ업소용 제품을 맡으며 이원화돼 있다. 특히 광동제약은 2012년 삼다수 소매유통 판권을 따낸 이래 계약 연장, 재계약 등을 거쳐 10년 가까이 슈퍼마켓, 편의점 등 소매점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 광동제약 전체 매출에서 삼다수가 차지하는 비중도 30%대에 이른다.
삼다수에 눈독을 들이는 경쟁상대로는 LG생활건강이 거론된다. LG생활건강은 현재 식당, 호텔, 패스트푸드 등 비소매, 업소용 제품 등 삼다수 유통의 도매부문을 맡고 있다. 코카콜라를 비롯해 평창수 등 음료 유통망을 이미 갖추고 있어 삼다수의 소매 유통 판권까지 끌어들이면 음료 사업 부문 포트폴리오 강화 등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측은 엇갈리고 있다. 삼다수 매출로 재미를 본 광동제약이 재계약에 대한 의지가 강한 만큼 새로운 업체가 뛰어들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유력후보로 떠오른 LG생활건강의 야심이 만만치 않다는 관측이 맞서고 있다.
특히 광동제약은 올초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제주 삼다수 사업을 대폭 강화하는 등 계약 연장을 위해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 앞서 광동제약은 기존 유통생수사업본부에 있는 제주삼다수 영업, 마케팅 등 관련 부서를 '생수영업부문'으로 통합해 일원화했다. 제주도개발공사와 협업을 체계화해 생수 1등 브랜드의 지위를 더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광동제약은 오랜 기간 삼다수 사업에 상당한 투자를 해왔고, 삼다수를 생산ㆍ판매하는 제주개발공사와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라면서 "새 업체가 입찰 경쟁에 뛰어들어 광동제약을 밀어내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의 경우 이미 탄산음료 1위인 코카콜라 사업을 하고 있는 만큼 생수 브랜드 1위인 제주 삼다수의 소매 유통권까지 움켜쥘 경우 생수 업계 내 유통질서를 재편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생수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삼다수 매출이 예전 같지 않다고는 하지만, 삼다수 자체의 상징성이 중요하다"라면서 "LG생활건강 측에선 코카콜라와 삼다수를 병행하는 마케팅 등 2개 톱 브랜드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밑천을 마련할 수 있다. 기존 화장품, 음료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소매 유통 판권 입찰나 재계약 등 현재로서 정해진 바는 없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