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합니다."
최근 서울 금천구 '금천뮤지컬센터'를 둘러보던 유성훈 구청장이 힘주어 말했다. 전국 최초로 뮤지컬 특화 전문 교육ㆍ창작 공간인 금천뮤지컬센터는 금천구의 문화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만든 곳이다. 뮤지컬에 관심 있는 청소년들에게는 꿈을, 구민에게는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1~4층에 연습실, 강의실, 공연장, 영상스튜디오 등이 마련돼 있다.
"금천구가 서울 막내 자치구에요. 그러다 보니 문화적 정체성이 명확하지 않았어요. 구민들도 문화에 대한 갈증이 많았고요. 갈증을 해소하는 동시에 문화 정체성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금천구가 그냥 스쳐 가는 곳이 아니라 살고 싶은 도시로, 활력 있는 문화 도시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뮤지컬 센터 건립을 추진하게 됐죠."
유 구청장은 문화를 지속가능한 도시의 선결 조건으로 꼽았다. 지역 내에서 문화를 배우고 공유하는 시설이 있다면 문화 소외감을 극복할 뿐 아니라 계속 살고 싶은 도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일상에서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서서울미술관, 금천문화예술인 커뮤니티 공간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금천뮤지컬센터는 기능과 활용 면에서 '국내 유일'의 장소다.
"금천뮤지컬센터 문화예술계에서 창의적인 사람들을 만드는 교육기관입니다. 뮤지컬을 교육하는 시설이 많지만 창작을 위한 교육으로 접근해 콘텐츠를 양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많지 않아요. 배우가 되려고 해도 학원을 가야 하고요. 여기서는 배우나 PD 등 자신에게 맞는 역할들을 체험해보면서 경험을 쌓을 수 있어요. 국립예술고등학교, 뮤지컬 협회 소속 전문가를 포함한 자문위원회도 만들었죠."
'국내 유일'이라는 수식어만으로도 호기심이 생길 공간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구민이 찾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이곳은 뮤지컬 교육의 거점 역할을 할 공간이다. 고등학생은 진로반, 성인은 취미반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청소년을 위한 창작 교육 시스템 마련이 지역 예술 인재들의 문화예술 선순환 구도와 함께 정착되리라 봅니다. 금천문화예술발전은 물론 국내 청소년예술창작콘텐츠 양성을 위한 인재 육성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요. 다양한 커리큘럼을 구성해 학교예술교육과 공공예술교육, 특화예술교육을 제공하면서 지역 주민 누구나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명사 초청특강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유 구청장은 '책 읽는 도시 금천' 조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금천구는 독서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구립도서관 4개 관, 공립작은도서관 11개 관을 운영 중이다. 특히 '금천구립독산도서관'은 개관 20주년을 맞이해 어르신, 장애인, 임산부 등 누구나 이용에 어려움이 없도록 리모델링을 단행했다. 이와 함께 24시간 무인대출반납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도서관 2개를 총 3억 원을 들여 설치했다.
"자기 삶을 개척해 나가는 데 독서가 중요해요. 사람과의 만남을 책으로 경험하는 것이죠. 우리 독서프로그램 중에 '나도 작가야'라고 있는데 성인이나 학생이 소설ㆍ비소설 단행본을 내요. 독서로 자기 계발뿐 아니라 구정 혁신까지 연결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죠. 공무원들에게 독후감을 내면 휴가를 주는 제도도 있는데 이용률은 글쎄요."(웃음)
그는 인터뷰 내내 문화가 꽃피는 금천구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기부채납된 건물을 도서관으로 건립하려는 계획도 언급했다. 금천구 내 가장 큰 도서관이 될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