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 거주자가 다른 시·도에서 사들인 아파트는 3만2420가구다. 상반기 기준 부동산원이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많은 양이다.
서울 거주자들이 원정 매매를 가장 많이 한 곳은 경기도다. 반년 동안 1만9641가구를 사들였다. 인천(3723가구)과 강원(1647가구), 충남(1489가구), 충북(1128가구), 전북(1058가구)이 그 뒤를 이었다. 시·군 단위론 경기 고양(1858가구)·남양주(1758가구)·의정부(1332가구)·용인(1260가구)·부천시(1224가구) 순으로 원정 매매가 많이 이뤄졌다.
서울 사람들의 원정 매매는 두 가지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다.
하나는 '내몰림'이다. 서울 집값이 지속해서 오르면서 서울 아파트를 살 여력이 안 되는 사람들이 대체재로 다른 수도권 아파트를 사는 경우다. 서울과 인접한 경인권 도시에서 원정 매수가 활발히 이뤄진 게 이를 방증하다.
또 다른 하나는 '원정 투자'다. 최근 부동산 투자자들은 규제를 피해 비규제지역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도내에 규제지역이 하나도 없는 강원도는 규제 청정지역으로 투자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반대로 시내 대부분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인 대전과 대구에선 서울 거주자들의 원정 매매가 각각 30% 넘게 줄었다.
부동산 큐레이션 회사 경제만랩의 황한솔 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가격 거품 우려에도 전국 아파트값이 빠지지 않고 계속 오르고 있는 데다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오른 지역에 대해 더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심리로 매입이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