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5사의 7월 내수 판매량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역성장했지만, 수입차 업계는 판매량을 두 자릿수 이상 늘리며 흥행을 이어갔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7월 판매된 수입차는 2만4389대로 지난해(1만9778대) 대비 23.3% 증가했다. KAIDA 통계가 시작된 이래 7월 판매량으로는 역대 최대치다. 올해 1~7월 누적 대수(17만2146대)도 지난해보다 16.3% 늘었다.
7월 실적은 국내 완성차 5사와 비교해도 흥행을 보였다. 국내 완성차 5사는 지난달 전년 대비 14.5% 줄어든 12만3512대를 판매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여전히 영향을 줬고, 현대차 아산공장이 휴업하며 내수 판매를 끌어내렸다.
수입차 업계는 반도체 공급난으로 일부 업체가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 초부터 지속한 꾸준한 수요가 7월에도 나타나며 지난해보다 더 많은 판매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
기저효과도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업계는 지난해 7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판매에 고전했다. 일반적으로 수입차 업계는 3개월가량의 판매 물량을 미리 확보해 놓는데, 지난해 3월부터 코로나19가 본격화하며 해외 생산 공장을 가동하지 못한 탓에 국내 법인의 물량 확보가 지연됐다. 그 여파가 7~8월에 나타났다.
7월 브랜드별 등록 대수는 메르세데스-벤츠가 7083대로 1위를 유지했다. 2위는 BMW(6022대), 3위는 아우디(2632대)로 나타났다. 이어 △볼보 1153대 △렉서스 1027대 △지프 1003대 △폭스바겐 941대 △미니 870대 순이었다.
국가별로는 유럽차가 2만44대로 전체의 82.2%를 차지했다. 2위는 미국 2300대(9.4%), 3위는 일본 2045대(8.4%)였다.
연료별로는 가솔린이 49.8%인 1만2142대 수준으로 가장 많았고, △하이브리드(HEV) 7242대(29.7%) △디젤 3102대(12.7%)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1409대(5.8%) △전기 494대(2.0%) 순이었다. 디젤의 감소세와 친환경차의 증가세가 확연히 드러났다. 디젤은 전년 대비 판매가 44.6% 줄었고,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각각 165%, 118%씩 늘었다.
지난달 가장 많이 팔린 차종은 메르세데스-벤츠 E 250이었다. 한 달간 1118대가 판매됐다. 이어 △메르세데스-벤츠 E 220 d 4MATIC(880대) △렉서스 ES300h(678대) △아우디 A6 45 TFSI(627대) △메르세데스-벤츠 S580 4MATIC(620대)가 차지했다. 1~10위 중 9개 차종이 독일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