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코로나 시대, 해외로 눈 돌리는 면세점

입력 2021-07-22 14:18 수정 2021-07-22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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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세점, 중국 진출…하이난 하이요우면세점과 합작사 설립
롯데면세점은 이달 일본 간사이공항점 럭셔리 매장으로 탈바꿈

▲신라면세점 전경 (사진제공=호텔신라)
▲신라면세점 전경 (사진제공=호텔신라)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면세업계가 해외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업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지만, 사업 확대 배경에는 국내 면세 시장의 사업성 악화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국내 면세업계는 유례 없는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22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 면세점은 7조112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9조6995억 원)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6.7%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19 이후 끊어진 하늘길과 중국의 공세가 국내 면세업계에 타격이 되고 있다. 우선 해외 여행이 힘들어지며 국내 면세점은 매출을 사실상 중국 보따리상(따이궁)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매출 절벽에 직면한 면세업계가 영업점을 철수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이에 반해 중국은 코로나19 상황에 되려 기세를 올리고 있다. 중국은 하이난을 면세 사업의 요충지로 낙점하고 지난해 7월부터 면세한도를 대폭 늘리는 등 규제개선에 나서 한국을 찾던 따이궁의 발걸음을 돌렸다.

이로 인해 세계 면세업계 판도도 바뀌었다. 영국의 면세유통 전문지인 무디 데이빗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면세점 시장에서 중국국영면세품그룹(CDFG)이 스위스 듀프리그룹을 제치고 처음으로 매출 1위 자리를 꿰찼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면세시장이 부진한 와중에 CDFG는 지난해 2019년보다 8.1% 증가한 66억300만 유로(8조 9697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2019년 4위에서 1위로 뛰어올랐다. 한국의 롯데면세점은 매출 48억2000만 유로(6조 5476억 원)로 2019년과 같은 2위를 유지했다.

업계에선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있어 어려운 사업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국내보다는 해외 사업에 힘을 주는 것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합리적인 방안으로 평가된다.

신라면세점은 위기 돌파를 위해 '중국 진출'을 택했다.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신라면세점은 21일 중국 하이난성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는 중국 하이난성 하이요우면세점과 양국 면세점 운영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MOU를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중국 하이난성 하이요우면세점(海南旅投免稅品有限公司, HTDF)은 지난해 하이난관광투자발전공사의 자회사로 설립된 시내 면세점이다. 9만5000㎡ 규모 면세점에서 약 45개 카테고리, 500여 개 브랜드의 상품을 취급하며, 쇼핑은 물론 외식·엔터테인먼트 요소까지 아우르는 프리미엄 복합 쇼핑몰이다.

하이요우면세점은 싼야펑황국제공항으로부터 약 15㎞, 고속철도역에서 약 6㎞ 떨어져 있다. 하이난 여행의 필수코스로 손꼽히는 '천애해각(天涯海角)'에 인접해 관광객 유입이 용이하다.

이번 MOU를 통해 신라면세점과 하이요우면세점은 추후 합작사 설립을 통해 상품 소싱, 시장 개발, 인적자원 교류, 상품 공동개발 등 운영 전반에 대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이번 MOU를 통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 특히 하이난 진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해 면세점 시장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롯데면세점)
(사진제공=롯데면세점)

롯데면세점은 일본으로 눈을 돌렸다. 롯데면세점은 이달 간사이공항점을 럭셔리 매장으로 탈바꿈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관광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해외점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롯데면세점 간사이공항점은 1월 '로에베' 매장을 론칭했다. 이어 지난달 5일 불가리, 25일 보테가베네타, 30일 구찌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순차적으로 오픈하며 새단장을 마쳤다.

올 하반기엔 세계적인 주얼리 하우스인 티파니의 입점이 예정돼 있다. 롯데면세점은 총 6개 브랜드, 443m²(약 134평) 규모의 ‘프레스티지 부티크’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코로나 이후에 대비해 영업점 리뉴얼을 진행한 롯데면세점은 간사이국제공항 면세사업자 중 가장 많은 부티크 매장을 보유하게 됐다.

이외에 동남아시아와 호주 진출도 준비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향후 호주 시드니 시내점, 베트남 다낭 시내점, 하노이 시내점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코로나 팬데믹 등 대외환경 변수에 많은 영향을 받아왔다"며 "사업 다각화와 체질개선 등을 위해 해외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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