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뇌파를 측정해 운전자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상용화할 경우 고속도로 사망사고의 67%를 차지하는 졸음운전을 줄여 대형 사고도 예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모비스는 세계 최초로 뇌파 기반 헬스케어 신기술 '엠브레인(M.Brain)'을 개발해 경기도 공공버스에 적용한다고 21일 밝혔다. 엠브레인은 이어셋 형태의 센서를 착용하고 귀 주변에 흐르는 뇌파를 감지해 운전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감시 시스템이다.
엠브레인은 스마트폰 앱과 연동해 운전자의 주의력이 떨어졌음을 알려준다. 시각(운전석 주위의 LED)과 촉각(진동 시트), 청각(헤드레스트 스피커) 등 다양한 감각기관에 경고하는 사고 저감기술도 작동한다.
생체신호 중 최고난도 영역으로 알려진 뇌파 측정 기술을 자동차 분야에 적용한 건 현대모비스가 처음이다. 현대모비스는 뇌파 신호가 어떤 의미를 나타내는지 해석하기 위해 머신러닝을 도입하는 등 약 3년간의 연구 끝에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엠브레인이 상용화하면 운전자의 졸음이나 건강 이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대형 사고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졸음과 주시 태만은 대형 교통사고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16~2020년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는 1079명으로 집계됐는데, 사고 원인별로 졸음ㆍ주시 태만이 729명에 달해 가장 큰 비중(67%)을 차지했다. 특히 전체 고속도로 교통량의 28%에 불과한 화물차 관련 사망자는 522명으로 전체의 절반에 달했다. 화물차는 장거리 운행이 잦고 대형차인 경우가 많아 사고 시 더 많은 인명 피해를 내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모비스는 엠브레인을 경기도와 협업해 도내 공공버스에 시범 적용하고, 평가 과정을 거쳐 이를 확대할 방침이다. 지방자치단체, 운송업계와 협업해 버스와 상용차를 중심으로 실증작업에도 나선다. 이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세계 차량용 헬스케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승환 현대모비스 선행연구섹터장은 “완전자율주행 단계에서 필요한 탑승객 안전과 편의기술에 더해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라며 “향후 스마트시티와 PBV(목적기반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이 기대된다”라고 밝혔다.